적지 항저우서 42년 만의 ‘3관왕’ 쾌거… 만리장성 넘어 세계 최강 입증
안세영, 시즌 11승+상금 100만불 돌파… 반박 불가능한 ‘GOAT’ 시즌
서승재-김원호·이소희-백하나도 정상… 특정 선수 의존 아닌 완벽한 ‘황금 세대’
시선은 2026 나고야로… 안세영 ‘그랜드슬램’ 포함 역대급 성적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세계 배드민턴의 중심이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만리장성의 높은 벽도, 전세계 탑 랭커들의 견제도 한국 배드민턴의 ‘황금기’를 막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025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다가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빛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막을 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에서 전체 5개 종목 중 무려 3개 종목(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을 석권했다. 지난 1983년 대회 창설 이래 한국이 3개 종목을 휩쓴 것은 42년 역사상 처음이다. 적지인 중국 항저우에서 거둔 성과라 그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이번 ‘항저우 대첩’의 선봉장은 단연 안세영(삼성생명)이다. 안세영은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를 2-1로 제압하며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는 2019년 남자 단식의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안세영은 올 시즌 77전 73승 4패, 승률 94.8%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으며,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달러(약 14억8000만원)를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안세영, 시즌 11승+상금 100만불 돌파… 반박 불가능한 ‘GOAT’ 시즌
서승재-김원호·이소희-백하나도 정상… 특정 선수 의존 아닌 완벽한 ‘황금 세대’
시선은 2026 나고야로… 안세영 ‘그랜드슬램’ 포함 역대급 성적 정조준
'시즌 11승·최다승'을 기록한 후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안세영이 배드민턴 왕중왕전에서 받은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파이낸셜뉴스] 세계 배드민턴의 중심이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만리장성의 높은 벽도, 전세계 탑 랭커들의 견제도 한국 배드민턴의 ‘황금기’를 막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025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다가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빛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막을 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에서 전체 5개 종목 중 무려 3개 종목(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을 석권했다. 지난 1983년 대회 창설 이래 한국이 3개 종목을 휩쓴 것은 42년 역사상 처음이다. 적지인 중국 항저우에서 거둔 성과라 그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지난 20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왕중왕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안세영이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고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세영과의 경기에서 패한 중국의 왕즈이. 연합뉴스 |
이번 ‘항저우 대첩’의 선봉장은 단연 안세영(삼성생명)이다. 안세영은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를 2-1로 제압하며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는 2019년 남자 단식의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안세영은 올 시즌 77전 73승 4패, 승률 94.8%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으며,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달러(약 14억8000만원)를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결승전에서 만난 왕즈이는 안세영에게 올 시즌에만 8전 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눈물을 보인 왕즈이의 모습은 현재 전 세계 랭커들이 안세영에게 느끼는 ‘통곡의 벽’과 같은 절망감을 대변한다.
그러나 안세영은 우승 직후 “아직 나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완벽한 경기를 펼쳤을 때가 전성기”라며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했다.
안세영의 독주만이 아니다. 남자 복식의 서승재-김원호(삼성생명) 조 역시 한국 배드민턴의 확실한 ‘필승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월, 7년 만에 재결합한 이들은 호흡을 맞춘 지 1년도 채 안 돼 세계랭킹 1위를 꿰찼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안세영과 마찬가지로 시즌 11승을 달성하며 남자 복식 최강자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박주봉-김문수, 김동문-하태권으로 이어지는 한국 남자 복식의 ‘황금 계보’를 잇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시즌 11승을 달성한 배드민턴 남자 복식 세계 1위 서승재(오른쪽), 김원호가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 대회에서 2연패를 기록한 여자 복식 이소희(왼쪽)와 백하나가 지난 2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여자 복식도 든든하다.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는 이번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왕중왕’의 자격을 입증했다. 시즌 내내 기복없는 플레이로 상위 랭커들을 제압해 온 이들의 저력은 한국이 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선수층 전체가 두터워졌음을 시사한다.
이제 한국 배드민턴의 시선은 2026년 일본으로 향한다. 당장 내년 4월 중국 닝보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안세영에게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제패) 달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나아가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이번 항저우에서의 성과를 재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안세영이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한다면 이는 한국 배드민턴 단식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 된다. 전설 방수현조차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서승재-김원호 조와 여자 복식조 역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주봉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이 특출나고 훈련 환경이 안정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특정 대회의 반짝 활약이 아닌, 시즌 전체를 지배하며 ‘시스템의 승리’를 증명해 낸 한국 배드민턴. 만리장성을 넘어선 셔틀콕의 위력은 이제 일본 열도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금 한국 배드민턴은 의심할 여지없는, 가장 찬란한 전성기를 지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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