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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신고 김정은 어깨에 손 '척'…김주애 띄우는 北 속내

중앙일보 배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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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신고 김정은 어깨에 손 '척'…김주애 띄우는 北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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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노출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며 ‘예비 후계자’로서의 위상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말 국정 성과를 결산하는 시점과 내년 초 예정된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공개 행보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백두산 인근 삼지연 관광지구 호텔 준공식 영상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딸 주애가 동행한 모습이 담겼다. 주애는 ‘7·27 0001’ 번호판이 달린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아우루스)에 함께 탑승했고, 행사 현장에서도 김 위원장과 나란히 걷거나 손깍지를 끼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친밀한 부녀 관계를 연출했다. 북한 매체가 이를 반복적으로 노출한 점에 대해 의도적 연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의 전용차인 아우루스에 '7.27 0001'의 새 번호판이 달린 모습이 포착됐다. 이전에 쓰던 번호판은 '7.27 1953'이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의 전용차인 아우루스에 '7.27 0001'의 새 번호판이 달린 모습이 포착됐다. 이전에 쓰던 번호판은 '7.27 1953'이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주애의 공개 일정은 최근 들어 더욱 잦아졌다. 지난 9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달 28일 공군절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이달에만 세 차례 지방 공장·호텔 준공식에 동행했다. 군사 분야를 넘어 민생·경제 현장까지 수행 범위가 넓어지며 ‘핵심 수행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의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김 위원장 의전을 담당하는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이 행사장에서 주애에게 앉을 자리를 직접 안내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복장 역시 높은 하이힐과 털 달린 가죽 코트 차림 등 이전보다 성숙한 이미지로 연출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위대한 당중앙의 직접적인 발기와 정력적인 영도에 의하여 우리 나라 북부산간도시의 전형으로, 특색있는 사계절산악관광지로 자기의 매력적인 모습을 더욱 일신해가는 삼지연시에 현대적인 호텔들이 새로 일떠서 준공하였다"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위대한 당중앙의 직접적인 발기와 정력적인 영도에 의하여 우리 나라 북부산간도시의 전형으로, 특색있는 사계절산악관광지로 자기의 매력적인 모습을 더욱 일신해가는 삼지연시에 현대적인 호텔들이 새로 일떠서 준공하였다"고 보도했다. 뉴스1



반면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는 공식 행사에 참석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뒤쪽에서 이동하거나 화면 노출이 제한돼, 딸 주애를 부각하려는 구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선희 외무상도 김 위원장 부녀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돼, 관광산업 활성화와 외국인 유치 메시지를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제 성과를 결산하는 시점에 주애를 전면에 등장시켜 모든 치적이 ‘김정은-김주애’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의 영도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행보를 보면 단순한 ‘자제분’ 수준을 넘어 국정 전반을 준비하는 차세대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가오는 9차 당대회에서 공식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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