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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묵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정부 주도 ‘배상’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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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묵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정부 주도 ‘배상’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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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28일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유족,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2025년 8월28일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유족,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1994년부터 발생해 30년이 넘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정부가 기존 ‘피해구제’ 체계를 정부가 책임을 지는 ‘배상’ 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4일 오전 정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8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사건의 중대성을 확인하고,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며, 정부가 주도해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나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국회와의 협력을 통해 신속하게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전부 개정하기로 했다. 2024년 대법원의 국가 책임 인정 판결 이후 계속돼온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국가의 책임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핵심 내용을 보면,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참사’로 명확히 규정하고, 정부의 책임을 인정해 기존 피해구제 체계를 배상 체계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기업만이 손해배상 책임을 졌으나, 앞으로 기업과 국가가 함께 지는 방식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소속으로 운영해온 ‘피해구제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배상심의위원회’로 개편하고, 2019~2021년 출연 이후 중단된 정부 출연도 2026년 100억원을 시작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또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 소멸시효를 폐지하고, 배상금 신청부터 지급 결정 기간까지는 단기 소멸시효도 중단시킨다.



배상금을 받는 방식도 피해자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피해자는 일시금으로 받거나, 일부 금액을 먼저 받은 뒤 치료비를 받는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배상금은 적극적 손해에 따른 치료비와 소극적 손해에 따른 일실이익, 위자료 등을 지급한다. 희생자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의 추모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의 목적에 ‘추모'를 추가하고 피해자들과 협의해 추모일을 정한 뒤 추모 행사를 열 계획이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외에도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부처 전담반(태스크포스)을 구성해 관련 부처의 과제를 종합 검토한다. 먼저 피해자는 중·고등학교를 갈 때 추첨 방식이 아니라 자신이 희망하는 주거지 부근 학교에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대학에 가면 등록금도 일부 지원한다. 또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을 개정해, 질병결석 인정 사유를 병원 진료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요양이나 정신건강 진단까지 확대한다. 군 복무에 있어서도 피해 특성을 고려해 병역을 판정하고, 현역 입대할 경우 소총, 박격포 등 신체 활동이 많은 주특기는 제외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는 경우 호흡기에 부담이 되는 근무지는 제외한다. 취업 때에도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도전지원사업,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한다. 성장 과정 중 건강 상태를 분석해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조기 치료를 받도록 하고, 가습기 피해 인과 관계 연구를 호흡기 중심에서 만성·전신 질환과 그 후유증까지 확대한다.



2024년 12월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대법원 판결 기자회견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24년 12월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대법원 판결 기자회견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피해자 지원 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도 조직을 개편한다. 기존 ‘환경보건처’를 ‘환경오염피해지원본부’로 격상해 가습기 살균제와 석면, 환경 오염으로 인한 피해 발굴과 지원을 전담하는 기구로 바꾼다. 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담사·간호사 등 보건·의료 전문 인력 충원을 검토한다. 피해자 간 소통과 정보 제공 등을 위해 마련한 서울의 소통 공간을 활성화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 안에도 관련 소통팀을 신설하고 온라인 간담회 등을 상시로 연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폐 손상 등 피해를 일으킨 사건이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 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 관계가 처음 확인됐다. 올해 11월30일 기준으로 신청한 8035명 중 5942명에 대해 피해가 인정됐다. 정부는 2020년 9월 피해를 폐 관련 질환 중심에서 관련 질환과 후유증까지 인정하는 체계로 바꿨고, 구제급여 항목도 2014년 4종에서 2020년 8종으로 확대했다.



2024년 6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국가 책임이 공식적으로 인정됐지만, 그동안 정부는 공동 책임자로서 역할이 미흡했고, 정부 주도 배상 체계로 전환하지 않았으며, 기후부 외에 다른 부처의 대응과 지원도 부족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커져왔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서 국가에 대한 불신, 현행 피해구제 제도에 대한 불만 등이 누적된 상태였다.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은 “이 사건을 참사로 규정하고, 구제에서 배상으로의 전환, 피해자 선택권 보장, 국가적 추모 등을 밝힌 것은 획기적으로 진일보했다. 다만, 2026년 출연액이 100억원으로 너무 작은 점이나 그동안 정부 부처의 잘못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