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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약 과다 복용 사망 사례도”…약사가 ‘입짧은햇님 다이어트’ 경고

동아일보 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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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약 과다 복용 사망 사례도”…약사가 ‘입짧은햇님 다이어트’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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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44·본명 김미경)이 일명 ‘주사 이모’에게 다이어트약을 받아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시스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44·본명 김미경)이 일명 ‘주사 이모’에게 다이어트약을 받아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시스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44·본명 김미경)이 일명 ‘주사 이모’에게 다이어트약을 받아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현직 약사가 향정신성 다이어트약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24일 유튜브 채널 ‘어떤 약사’에서 활동하는 약사 박지인 씨는 “많은 분이 ‘입짧은햇님은 저렇게 먹고도 30㎏이나 뺀 거야?’라고 배신감 들면서도 무슨 약일지 궁금할 거다. 근데 저는 기사에 나온 약을 보자마자 알았다”고 전했다.

‘나비약’, 과다복용 사망사례 나와

박 씨는 자신이 해당 약을 많이 조제해봤다는 것을 언급하며 “녹차 추출물, 나비약이라고 통칭하는 펜터민, 이뇨제, 카페인과 진통제가 섞인 약, 항우울제, 간장약, 위장약 조합인데 요즘은 이 조합으로 안 쓴다”고 말했다. 해당 조합의 약을 과다 처방받아 복용하던 손님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박 씨에 따르면 나비약은 식욕억제제 1세대로, 최근 많이 쓰이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달리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따로 금고에 보관하고 유통도 철저히 막고 있다고 한다.

박 씨는 “나비약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증가한다. 이게 많이 나오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각성, 흥분 상태가 된다. 엄청 들뜨면서 식욕이 사라진다”라며 “단기간 체중 감소 효과는 매우 뛰어난 편이다. 몸이 흥분된 상태로 오래 지속되면 점점 처음에 느꼈던 흥분감, 식욕 억제가 둔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나비약’이 내성이 빨리 생겨 사용 기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며 “권고는 4주 이내, 특별한 경우는 3개월 이내로 사용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뇌가 적응 못해 정신질환 이어질수도”

박 씨는 “나비약은 구조식은 조금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암페타민 계열이다. 필로폰과 비슷한 계열의 약물이라 보면 된다”라며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과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나비약이 뇌에 미치는 부작용도 전했다. 그는 “약효가 상충하는 약이 한 번에 들어가면 뇌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겠나. 각성제와 안정제, 또 다른 각성제와 진정제가 동시에 들어오다 보면 뇌가 적응을 못 한다”라며 “상충하는 신호가 동시에 들어오면 뇌는 혼란에 빠진다. 예측이 안 되기 때문에 정신과 질환으로 발전하기가 굉장히 쉽다”고 했다.

지난 19일 입짧은햇님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됐다. 같은 날 그는 ‘주사 이모’가 의사인 줄 알았다며 “제가 여러 사정들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피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당초 한 언론에 “A 씨(주사이모)가 일하던 병원에서 붓기약을 받은 적은 있다”면서 “그러나 다이어트약과 링거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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