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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생중계 업무보고 마침표···李대통령 “6개월 후에 봅시다” 예고

서울경제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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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생중계 업무보고 마침표···李대통령 “6개월 후에 봅시다”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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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끝으로 업무보고 마무리
“가장 권한 큰 사람이 가장 구시대” 비판
“국회·언론 등 지적 새겨 시정해야” 당부
일부 기관장 공개 질책 논란 의식한 듯
“잘한것 칭찬하려니 너무 많아···이해 부탁”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업무보고가 23일 해양수산부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언론, 시민단체, 야당 및 국회에서 지적된 문제들이 제대로 시정됐는지 점검하겠다”며 6개월 후 2차 업무보고를 예고했다. 미흡한 보고를 한 일부 기관장들을 향한 ‘공개질책’ 논란을 의식한 듯 “제 아내가 잘한 것을 칭찬해야지 문제 있는 것만 지적하면 되냐고 야단친다”며 “잘한 것을 칭찬하려니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다”라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책임지지 않는 꼰대, 눈 뜨고 못봐줘”



이날 부산 해수부 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16분에 걸친 모두발언을 통해 ‘공직자의 책임감’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마지막 업무보고인 점을 고려해 이전보다 더 강경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내부 업무보고라는 것이 과거에는 형식적으로 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저는 그런 방식으로 적당히 일처리를 한다든지, 최고책임자가 권위, 명예, 이익, 혜택만 누리고 그 자리가 갖는 본질적 책임이나 역할을 제대로 안 하는 것은 눈 뜨고 못 봐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은 변하는데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가장 구시대 사람”이라며 “이게 관료제의 특성”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지위, 계급이 올라갈수록 자꾸 현장에서 한 계단씩 멀어지며 현장에서 멀어진다”며 “꼰대가 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활력 있는 공직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 업무보고를 6개월 후 다시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관행적으로 해오던 일은 잘 하지만 부족한 것은 우리 스스로 몰랐던 문제점, 우리 구성원 중 소수의 일탈행위 이런 것들”이라며 “이런 것을 시정해야 하는데 똑같은 시각에서, 똑같은 각도에서 보기 때문에 잘 안 느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눈으로 봐야 하는데 좋은 기회가 국회 같은 곳”이라며 “특히 야당, 언론, 시민단체, 비판적 전문가들의 얘기를 잘 새겨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시정하고 좋은 제안이 있으면 받아들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다음 업무보고를 하면 기존에 지적됐던 일들 중 시정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 위주로 챙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 지적만 한다고 야단” 농담도

보름 간 이어진 업무보고에서 일부 기관장 및 고위 공직자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점에 대해선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사실 말이 없으면 잘 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으면 지적하는데 주변에서 제 아내도 그렇고 잘한 것을 칭찬을 자꾸 해야지 문제 있는 것만 지적하면 되냐고 야단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잘한 것을 칭찬하려니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니까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업무 숙지가 미흡하다며 “말이 길다”, “왜 자꾸 옆으로 새느냐”고 질책했다. 전날 이명구 관세청장에게는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생중계를 통해 전국민이 보는 앞에서 특정 인물을 질책하는 것이 “망신주기용”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같은 여론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정책 성과를 내거나 명쾌한 답을 내놓는 실무자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또 마지막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라는 형식으로 재밌게 국민께서 관심을 가지시라고 하다보니 ‘대통령이 참 경박하게, 장난스럽게 하냐’, ‘품격도 없다’ 이런 비난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는데 그것(장난스럽다는 비판)이 잃는 점이라면 또 한편으론 ‘재밌다’ 이렇게 관심도를 제고한 것이 성과이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해수부 업무보고를 마지막으로 19부·5처·18청·7위원회 등 228개 기관 업무보고 일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8일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11~12일, 16~19일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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