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제공 |
[OSEN=대구, 이석우 기자] |
[OSEN=대구, 손찬익 기자]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고 큰 기대를 안고 시작했는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먼저 꺼냈다. 지난해 11월 삼성과 2년 최대 6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시즌은 기대만큼 풀리지 않았다.
김헌곤은 올 시즌 7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2푼5리(173타수 39안타) 2홈런 11타점 21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임병욱의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다치는 부상을 당해 잠시 쉼표를 찍기도 했다.
그는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고 큰 기대를 안고 시작했는데,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제가 슬라이딩을 잘했다면 다치지 않았을 텐데, 부상을 당한 건 순전히 제 탓”이라고 자책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
비록 성적은 아쉬웠지만, 김헌곤이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지 않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성실함으로 동료들의 신망이 두텁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는 팀 내에서 큰 울림을 준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김헌곤은 “후배들이 자기 역할을 잘했을 뿐”이라며 공을 돌렸다.
오프시즌에도 그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꾸준히 출근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김헌곤은 “올 시즌 부상으로 빠졌으니 보강 운동에 신경 쓰고, 무엇보다 야구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선수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쉬면 오히려 불안한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내년이면 김헌곤은 ‘학부형 선수’가 된다. 감회가 남다를 법도 하다. 그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목표를 이루게 됐다”며 “잘하면 좋겠지만, 늘 해오던 대로 준비하고 경기에 나가 제 역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SEN=대구, 최규한 기자] |
왕조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최형우의 삼성 복귀 역시 김헌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형우 형은 야구계에서 모두가 아는 레전드다. 같은 선수 신분이지만 진짜 선수를 보는 느낌”이라며 “우승 경험도 많으니 좋은 기운을 안고 오셨을 거라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KIA에서 뛰며 또 다른 경험을 쌓았을 테니 궁금한 점도 많다”며 “저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헌곤은 ‘왕조 멤버’라는 표현에는 손사래를 치며 “저는 당시 주축 선수가 아니어서 쑥스럽다”면서도 “어릴 적 함께했던 형우 형과 다시 만나 설레는 마음이 크다. 신화 같은 인물이 실제로 나타난 느낌”이라고 웃었다.
지난 11일, 김헌곤은 굳센병원 윤성대 병원장과 함께 모교 제주고 야구부에 유소년야구 발전 후원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
제주고 야구부 제공 |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그는 “당시에는 정말 열악했다. 조명 시설이 없어 전기를 다루는 학부형이 나무에 라이트 4개를 달아 훈련했던 기억이 난다”며 “박재현 감독님께서도 선수들을 위해 인근 병원과 피트니스 클럽을 섭외하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을 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양용혁 교장 선생님 역시 야구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야구에 몰두하고 싶은 선수라면 우리 학교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목표는 분명하다. 김헌곤은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아쉬움이 남았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인지 선수들 모두 우승을 향한 열망이 아주 뜨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각자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준비한다면 흥미진진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
내년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10주년이 되는 해다. 김헌곤은 “개장 10주년에 우승한다면 정말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며 “형우 형도 오셨으니 좋은 기운이 팀에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2년 계약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고, 향후 거취는 알 수 없지만 우승 반지 하나를 더 끼고 유니폼을 벗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며 간절한 각오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