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서울경제 언론사 이미지

“주사 끝, 알약 온다” 먹는 비만약 시대··· K바이오에 기회 열리나

서울경제 박효정 기자
원문보기

“주사 끝, 알약 온다” 먹는 비만약 시대··· K바이오에 기회 열리나

속보
구윤철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확대…20만 가구 평균 51.4만원"
월 22만원에 평균 16.6% 체중 감소
'화이자 파트너' 디앤디 압도적 효능
유노비아, 효율성 높은 저분자로 승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알약 형태로 출시된다. 내년에 먹는 비만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디앤디파마텍(347850), 유노비아, 셀트리온(068270) 등 국내 개발사들의 연구개발(R&D) 성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일 1회 복용하는 ‘리벨서스’(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를 과체중·비만 성인의 과잉 체중 감소 및 장기 유지 목적과 주요 심혈관계 이상 사건(MACE) 위험 감소 목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리벨서스가 내년 1월 미국에 출시되면 세계 최초의 먹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이 된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30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결과 리벨서스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16.6%였다. 노보노디스크는 리벨서스의 미국 내 가격을 월 149달러(약 22만 원)로 책정했다.

전문가들은 경구 제형 도입이 비반치료제 시장 저변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모시 가비 미국 앨라배마대 의대 교수는 “주사형 GLP-1 제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며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 특성에 맞춘 치료 옵션을 제시할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경구용 비만약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국내 개발 기업들의 R&D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화이자의 파트너사인 디앤디파마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오랄링크’를 기반으로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 다수를 멧세라에 기술이전했고, 멧세라가 화이자를 인수하면서 화이자의 파트너사가 됐다.

디앤디파마텍이 멧세라와 공동 개발한 경구용 GLP-1·위억제펩타이드(GIP) 이중작용제 ‘MET-GGo’는 전임상에서 29.1%의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동일 용량의 이중 작용제인 일라이릴리 ‘터제파타이드’(17.7%), 바이킹테라퓨틱스 ‘VK2735’(18.5%)를 압도한다. 반감기도 101시간에 달해 긴 주기의 장기 지속형으로 개발할 가능성도 커졌다.


저분자 먹는 비만약도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생산 효율성으로 주목받으면서 일동제약(249420)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한 ‘ID110521156’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ID110521156은 경구 GLP-1 계열 저분자 화합물 비만약이다. 최근 발표된 임상 1상 4주 반복 투여 시험 결과 최대 13.8%의 체중 감소 효과를 기록했으며 위장관 부작용이나 간 독성 등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유노비아는 글로벌 임상 2상 설계와 함께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도 최근 먹는 비만약인 4중 작용제 ‘CT-G32’ 개발을 공식화했다. 복수 경로를 동시에 조절해 효능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CT-G32는 최소 2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글로벌 기업 제품보다 우수한 효능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종근당(185750) 또한 지난달 저분자 화합물 기반 먹는 비만약 ‘CKD-514’를 개발 중이다. 종근당이 지난달 공개한 비임상 연구에 따르면 CKD-514는 우수한 생체이용률을 바탕으로 릴리의 오포글리프론 대비 적은 용량으로도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