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황세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인터뷰
11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던진 화두 "공공의료 가치 알려야"
"화장실없는 병실"…현장에서 찾아낸 의정 목표
간호사 역할 확대 "의사 권한 침해 아닌 도민 돌봄 강화"
"정치인답게 사는 것이 가장 나다운 아름다움"
11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던진 화두 "공공의료 가치 알려야"
"화장실없는 병실"…현장에서 찾아낸 의정 목표
간호사 역할 확대 "의사 권한 침해 아닌 도민 돌봄 강화"
"정치인답게 사는 것이 가장 나다운 아름다움"
편집자 주
1996년부터 경기도 안성병원에서 26년 3개월간 간호사로 근무했던 황세주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평생 환자 곁을 지킬 줄 알았던 그가 경기도의회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닿지 않는 답답함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황 의원은 공공의료원이 왜 중요한지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그는 공공의료원이 단순히 '적자'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할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대중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지난 2022년 6월 1일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선출된 156명의 경기도의원들은 4년간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를 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1390만 경기도민의 대표기관인 경기도의회는 도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경기도의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뿐 아니라 지역의 현안과 민원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도민들을 대표하는 경기도의원의 생각과 가치관, 비전 등은 지방자치시대 경기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1996년부터 경기도 안성병원에서 26년 3개월간 간호사로 근무했던 황세주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평생 환자 곁을 지킬 줄 알았던 그가 경기도의회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닿지 않는 답답함 때문이었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던진 화두 "공공의료 가치 알려야"
황 의원의 정치 입문 배경에는 보건의료노조 지부장 시절 겪은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그는 폐업을 막기 위해 1년여간 수차례 창원을 내려가 집회를 이어갔지만 결국 폐업을 막지 못했다.이 과정에서 황 의원은 공공의료원이 왜 중요한지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그는 공공의료원이 단순히 '적자'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할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대중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실제로 진주의료원이 사라진 뒤 닥친 코로나19 사태에서 경남 지역은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공공의료의 부재가 가져오는 현실적인 위협을 보여줬다. 황 의원은 "정책 하나를 바꾸기 위해 연대하고 집회에 나섰지만 변화를 만들기 어려웠다"며 "직접 정치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보고 싶어 2016년 입당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회 황세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박철웅 PD |
"화장실없는 병실"…현장에서 찾아낸 의정 목표
도의원이 된 황 의원은 '경기도민의 건강권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최근 현장 방문으로 찾은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은 50년이 넘은 노후 시설로, 병실 내 화장실이 없어 환자들이 공용 시설을 이용하고 복도가 좁아 의료용 카트조차 다니기 힘든 실정이었다.황 의원은 "당장 신축은 어렵더라도 노후 공공의료원을 점차 신축해나가야 한다"고 경기도에 제안하는 한편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관련 예산을 기존 600억 원대에서 730억 원대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간호사 역할 확대 "의사 권한 침해 아닌 도민 돌봄 강화"
그는 내년 3월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맞춰 지역사회 내 간호사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조례 개정을 고민 중이다. 의사 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숙련된 간호사들이 초진 이후의 추적 관찰이나 진찰 업무를 보태면 지역 돌봄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논리다.황 의원은 "간호사가 의사의 권한을 넘어서려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챙기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메워 도민들의 건강을 더 잘 돌보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열악한 처우 때문에 현장을 떠난 40%의 유휴 간호사들을 다시 불러오기 위한 임금 및 근무 환경 개선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정치인답게 사는 것이 가장 나다운 아름다움"
황 의원은 자신의 정치 철학을 '현장'과 '평정심'이라고 정의했다.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민원 현장을 누비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하는 것이다.그는 "아름답다의 어원은 '나답다'라고 한다"며 "간호사가 간호사답게, 정치인이 정치인답게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 곧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했다. 도민들 옆에 항상 있는 '올바른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경기도의회 황세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박철웅 PD |
다음은 황 의원과의 일문일답.
Q. 정치 입문 계기가 궁금하다
1996년 경기도 안성병원에서 간호사로 26년 3개월 근무했다. 근무하면서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나 복지 임금 향상 등에 관심이 많아 2012~2015년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안성병원 지부장을 지냈다. 지부장을 지내다보니 한여름과 한겨울에 집회 참석이 많았다. 지난해 12·3 내란사태 때는 정말 추웠다.
노조 지부장에 당선됐을 때가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진주의료원이 폐업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경남 창원을 수차례 내렸다. 1년여간의 집회를 했지만 폐업을 막지 못했다.
공공의료원이 왜 중요한지 알려야 한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적자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할 시설이 아니라는 걸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진주의료원이 폐업한 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는데 경남 지역이 대응에 고전했다.
정책 하나 바꾸기 위해 연대하고 집회를 나서는 건데 변화를 이루기 어려웠다. 그런 과정에서 직접 정치를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6년 간 정당활동을 했고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됐다.
Q. 경기도의원에 당선된 뒤 어떤 목표를 갖고 있었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로 당선됐다. 전직 간호사였기 때문에 경기도민의 건강권 회복을 목표로 삼았다. 공공의료원 확대와 관련 재정 증액 등이 세부 목표였다.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보건의료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다. 기존 600억원대였지만 내년도 예산은 730억원대로 증가했다.
경기도의회 황세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박철웅 PD |
Q.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어떤 게 있나
최근 경기도의회 정례회 때 있었던 일이다. 보건복지위에서 현장 방문으로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을 갔다. 지은 지 50년 넘은 곳이었다. 병실에 화장실이 없었다. 몇 개의 병실에 공용 화장실을 같이 쓰는 형태로 운영됐다. 복도 폭도 좁아서 의료용 카트가 다니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당장 신축할 여건은 아니지만 50년 이상 지난 공공의료원을 점차 신축하자고 경기도에 제안했다.
시설도 문제지만 공공의료기관의 의사 부족도 큰 문제다. 1년에 경기도 내에서 배출되는 의사는 120명 안팎이다. 경기도 전체 인구1430만 명인 감안하면 인구 1만명당 의사 수가 0.09명 수준이다. 하지만 의대 증원은 어렵다.
아직 경기도내에는 공공의대가 없다. 지역 공공의대 설립이 시급하다. 유일한 도내 국립대학인 한경대학교에 공공의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산후조리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경기도내 민간 산후조리원의 평균 모자동시간(산모가 아기를 방으로 데려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2018년에는 4.2시간이었는데 지난해에는 3.6시간으로 줄었다. 도내 공공 산후조리원이 포천과 여주에 있는데 앞으로 안성과 평택에도 건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또 공공의료원부터 모자동시간을 늘려 산모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례를 만들고 있다. 최근 관련 토론회와 간담회를 끝냈다.
내년 3월 27일부터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이 법에서 간호사의 역할을 재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돌봄에서 간호사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 간호사의 영역을 넓혀 돌봄 영역에 간호사도 역할을 할 수 있는 조례 개정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간호법이 통과됐고, 올해 6월에 시행규칙도 나왔지만 간호사의 역할 증대에 한계가 있다. 예컨대 코로나19 시기 때 감염 병동에 들어간 건 간호사들이었다. 환자들의 상태를 직접 살펴보고 소견을 내면 의사는 병동 CCTV를 보고 지시를 내렸다. 의사들의 진료권이 간호사의 돌봄을 막는 상황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이걸 지역사회 사례로 확대하면 경기 안성시 내에만 500곳이 넘는 노인정이 있다. 의사 만으로는 이 노인들의 신체·정신 건강을 다 살필 수 없다. 초진은 의사가 하더라도 이후 추적 관찰 또는 진찰 업무를 간호사들이 보태면 지역 돌봄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거다. 간호사들의 돌봄 업무 능력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제안이다.
의사가 일일이 다 챙기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고 사회복지사들이 의료적인 문제까지 판단해서 돌봄을 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사각지대에 간호사들의 역할을 새로 부여하면 사회적 돌봄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단순히 노인 돌봄뿐만 아니라 장애인 돌봄, 나아가 정신질환자들의 돌봄까지 모두 보는 통합 돌봄이 이뤄질 수 있다. 간호사들은 의사들의 권한을 넘어서려는 게 아니라 도민들의 건강을 더 잘 돌보자는 얘기다.
이런 고민을 경기도 조례에 담아 지역사회에서의 간호사 역할을 확대하려고 고민 중이다. 학계는 물론 대한간호협회, 경기간호협회 등과 간담회 형식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물론 간호사들의 처우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에 간호사 면허증을 갖고도 활동하지 않는 인력이 전체 간호사 면허증 보유자의 40%에 이른다. 임금 문제, 근무 환경 등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도의회 황세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박철웅 PD |
Q. 나만의 정치 철학이 있는가
아직 초선이다. 철학이라고 얘기하긴 거창하다. 평소 느끼는 건 현장에 답이 있다는 거다. 민원 또는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결국 현장을 가봐야 답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좋은 일이 연거푸 일어난 다고 막 즐거워 하지 않고 나쁜 일이 반복되더라도 우울해 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Q.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올바른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선배 세대에게는 자랑스러운 후배, 후배 세대에게는 든든한 선배가 되고 싶다. 도민들 옆에 항상 있는 도의원으로 남고 싶다.
Q. '황세주는 OOO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황세주는 아름답다. 아름답다의 어원이 '나 답다'라고 한다. 간호사 시절에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고, 정치인이 되고서는 시민들을 위한 일에 매진하고 있다. 간호사가 간호사답게, 정치인이 정치인답게 사는 것, 그게 중요하다. 나에게 기대되고 해야할 일을 해내는 것, 그것이 나답고 아름다운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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