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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이 마사지인 세라젬, 요양원까지 차리는 까닭

중앙일보 이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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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이 마사지인 세라젬, 요양원까지 차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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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서울타운에서 만난 이경수 세라젬 대표는 “제품 다각화는 고객 건강을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17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서울타운에서 만난 이경수 세라젬 대표는 “제품 다각화는 고객 건강을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세라젬이 ‘인공지능(AI) 홈을 만든다’라고 하면 의아해해요. 다들 마사지 제품이 주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목표는 집안 전체가 살아 숨 쉬듯 거주자를 돌보는 ‘AI 웰니스 홈’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서울타운에서 만난 이경수 세라젬 대표가 말하는 회사의 청사진이다. 1998년 세계 최초로 척추 온열 의료기기를 개발했던 세라젬은 헬스케어 1위 기업을 넘어 이제 AI 홈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도 ‘나를 가장 잘 아는 살아 숨 쉬는 집’을 주제로 미래형 주거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세라젬은 척추·운동·휴식·뷰티·순환·에너지·정신 등 7개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올해 알칼리 이온수 정수기와 뷰티 디바이스를 출시했고, 내년에는 사우나 부스와 공기청정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CES 2026에서 12개의 혁신상을 12개 받았는데, 삼성전자·LG전자를 빼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다.

이 대표는 “제품을 다각화하는 건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건강에 대해 고민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수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더니, 단지 매트리스 강도·경도뿐만 아니라 공기와 조명, 온도, 나아가 정신 건강까지 공간 전체를 컨트롤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세라젬 까사’라는 이름으로 가구를 출시하는 것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이다. 이 대표는 “가전과 가구를 나누는 영역은 곧 무너질 거라고 본다. 가구이자 가전, 의료기기의 역할을 모두 하게 될 것”이라며 “세라젬은 백색가전을 제외하고는 다 만들겠다는 포부”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실버타운·요양원·아파트 등 공간 사업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세라젬 케어’ 법인을 설립하고 수도권 지역에 최고급 요양원 건립을 논의 중이다. 세라젬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헬스케어·금융·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기업을 결집하는 ‘헬스케어 얼라이언스(동맹)’를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세라젬이 모든 걸 다 만들 수 없기에 건강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은 다 모여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파격적인 사업 확장의 이면에는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세라젬은 지난해 매출 5460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2억원에 그쳤다. 이 대표는 “2023년 연구개발에 189억원, 지난해엔 190억원을 쏟아부었다”라며 “수년간의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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