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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GDP 3분기 연율 4.3%↑…소비가 2년 만의 최고 성장 견인(종합)

이데일리 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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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GDP 3분기 연율 4.3%↑…소비가 2년 만의 최고 성장 견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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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서비스 소비 호조…순수출도 성장률 끌어올려
민간 국내 최종판매 3% 증가…1년 만에 가장 높아
트럼프 집권 후 평균 성장률 2.5%…바이든 시기와 유사
고용 둔화·물가 부담 속 연준 통화정책은 신중 모드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에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한 견조한 소비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4.3% 증가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3.8% 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이자, 시장 예상치(3.2%)도 크게 상회한 수치다.

이번 성장률은 2년 만의 최고치로, 의료·여행 등 서비스 소비와 레저용 차량 지출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BEA는 당초 지난 10월 30일 3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발표가 약 두 달 가까이 지연됐다. 통상 분기별 GDP는 세 차례에 걸쳐 추정·보완 발표되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장 셧다운과 맞물리면서 두 차례만 공개된다.

부문별로 보면 개인소비지출은 연율 기준 3.5% 증가해 전 분기의 2.5%보다 성장 폭이 확대됐다. 소비는 미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엔진으로, 이번 분기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이끌었다.

기업 투자는 2.8% 증가해 전 분기(7.3%)보다 둔화됐다. 다만 컴퓨터 장비와 지식재산(IP) 투자는 5.4% 늘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데이터센터 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거용 투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5.1% 감소했다.

무역 부문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순수출은 GDP 성장률에 약 1.6%포인트를 기여했다. 수입은 국내 생산이 아닌 해외 생산분이기 때문에 GDP 산정 시 차감되며, 수입 감소는 성장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 지출·재고·무역 변동성을 제외한 민간 최종 수요 지표도 개선됐다. 기업과 가계의 기초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민간 국내 최종판매(final sales to private domestic purchasers)’는 3% 증가해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트럼프 관세로 무역과 재고 변동이 전체 GDP를 왜곡하고 있지만, 이 수치가 높은 수준을 보여준 것은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강경한 관세 조치 일부가 철회되면서 미국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분기 평균 연율 2.5% 성장해,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4년 평균 성장률(2.4%)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관세 인상에 대비한 수입 선반영 영향으로 1분기에는 일시적인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물가 압력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분기에 연율 2.9% 상승해, 2분기(2.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으며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재정정책의 뒷받침과 AI 투자, 소비 지속을 근거로 내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성장 전망을 지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BEA는 3분기 GDP 확정치를 내년 1월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4분기 및 2025년 연간 GDP 초기 추정치는 데이터 부족으로 발표 일정이 연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