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
미국 정부가 싱가포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업체를 상대로 엔비디아 칩 중국 밀반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I 클라우드 업체 '메가스피드 인터내셔널'의 소유 구조와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밀반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가스피드는 AI에 최적화된 고성능 컴퓨팅 장비를 대여해주는 네오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다. 한때 중국 게임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세븐로드'(7Road)의 자회사였으나 2023년 11월 싱가포르 국적자가 소유한 회사에 팔렸다. 같은 해 메가스피드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이후 3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사들인 큰손으로 급부상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고성능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막아왔다. 만약 메가스피드의 엔비디아 칩 밀반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미국의 대중국 AI 칩 수출 통제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번 의혹과 관련 메가스피드는 이메일 성명에서 "메가스피드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회사로, 미국 수출 통제 규정을 포함한 모든 관련 법률을 완벽하게 준수하며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대변인도 "메가스피드 조사 결과 밀반입 관련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메가스피드는 중국 주주가 없는 업체이며 미국 수출 통제 규정에 따라 허용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데이터 센터를 상대로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엔비디아는 "메가스피드 시설을 여러 차례 방문해 밀반입 징후가 없는지 확인했다"며 "11월 중순 방문 결과, 메가스피드로 배송한 GPU는 모두 제자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자체 입수 자료 등을 근거로 메가스피드의 데이터 센터 3곳 중 한 곳이 중국 상하이에 있으며 이 시설에 엔비디아 칩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에 메가스피드와 유사한 '쌍둥이 기업'이 있으며 두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미국의 감시를 피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도 전했다.
메가스피드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관해 싱가포르 경찰은 업체가 자국법을 위반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메가스피드의 주요 시설이 몰려있는 말레이시아 당국도 메가스피드를 상대로 "법규 준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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