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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이러는 부모 참 많은데"···아이 태운 캐리어, 떨어지면 '머리부터' 다쳐

서울경제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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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이러는 부모 참 많은데"···아이 태운 캐리어, 떨어지면 '머리부터'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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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캐리어나 수하물 카트에 영유아를 태우는 행동이 공항 내 중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22일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공항 내 안전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근 6년간 발생한 사고 62건 중 절반이 넘는 54.8%(34건)가 7세 이하 영유아에게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공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영유아가 여행용 캐리어에 올라탔다가 떨어지거나 수하물 카트에 부딪히거나 손이 끼이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하물 검색대와 컨베이어 벨트 등 기계 장치로 인한 상해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여행용 캐리어 낙상 사고는 총 14건으로 전부 0~5세 영유아에게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1~3세 영유아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해 보행과 균형 감각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연령대에서 사고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낙상 사고의 상당수가 중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캐리어에서 떨어진 사고 14건 중 92.9%(13건)는 머리와 얼굴을 다쳤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뇌진탕이나 치아 탈구 등 심각한 부상이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영유아의 경우 신체 조절 능력이 미숙하고 머리 비중이 커 낙상 시 머리부터 바닥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수하물 카트와 관련한 사고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 6년간 발생한 수하물 카트 안전사고 12건 가운데 75%(9건)가 6세 이하 영유아에게 집중됐다. 사고 유형은 카트 틈새에 손이 끼이는 사례가 가장 많았고, 카트에 부딪혀 얼굴을 다치거나 넘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카트 높이가 약 1m에 달해 키가 작은 영유아에게는 얼굴과 눈 부위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하물 검색대와 컨베이어 벨트 역시 주의 대상이다. 실제로 국내 공항에서 영유아가 보안 검색 장치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상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고, 해외에서는 영유아가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탔다가 수하물 처리 구역까지 이동한 뒤 구조되는 사고도 보고됐다. 과거에는 벨트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한 바 있다.

소비자원은 “여행용 캐리어와 수하물 카트는 사람을 태우는 용도로 설계되지 않았다”며 “영유아를 태운 채 이동하는 행위는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컨베이어 벨트나 기계 장치 주변에서는 영유아를 안거나 손을 잡고 보호자 곁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공항 내 놀이시설이나 대기 공간에서도 보호자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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