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26곳 중 14곳 폐업
시청자 외면에 경영난 가중
시청자 외면에 경영난 가중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서울 공식 팝업스토어가 지난 4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열어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
경기 남양주에서 중계유선방송사(RO)를 운영하던 A씨는 올해 초 폐업을 결정했다. A씨는 “어려운 정도가 아니다. 오죽하면 문을 닫겠느냐”며 “한 달 사용료를 5500원밖에 안 받는데도 가입자가 계속 줄어 더 이상 회사를 경영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쏠림이 가속화하면서 기존 방송사들의 고전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방송 소외지역의 난시청 해소 역할을 하던 유선방송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이 23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받은 ‘최근 5개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유선방송사는 총 5곳이다. 2020년만 해도 중계유선방송사 26곳이 영업을 했지만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4곳이나 문을 닫아 절반도 채 남지 않았다.
중계유선방송사는 지상파 방송의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1970년대에 도입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값싼 시청료’로 인기가 높았고, 케이블TV와 가격 경쟁을 하며 특히 지방에서 널리 이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TV 시청층 자체가 감소하고, OTT 같은 다양한 대체재가 등장하면서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실제 유료방송 가입자 수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방미통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22만6100명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13만8546명이나 줄었다.
방송사 전반의 매출 하락도 두드러진다. 전국 지상파 방송사 67곳의 지난해 매출액을 2021년과 비교해보니 매출액이 감소한 곳이 42곳(63%)으로 절반을 넘었다. 종합유선방송사(SO) 91곳 중 71곳(78%)도 같은 기간 매출이 줄었다.
OTT 시장 [연합뉴스] |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방송사 매출 감소는 시청자 이동에 따른 구조적 시장 변화 영향이 크다”며 “한국의 주 시청자층이 TV에서 모바일과 OTT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이어 “중계유선방송과 케이블TV 등이 수신료를 과도하게 낮추는 경쟁을 하면서 국내 콘텐츠 시장도 약화됐다”며 “콘텐츠 시장의 제작단가가 올라가면서 콘텐츠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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