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아주경제 언론사 이미지

'대통령 표창' 사토 다카오 주지 "관월당 돌려보낸 것 자체가 큰 기쁨"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원문보기

'대통령 표창' 사토 다카오 주지 "관월당 돌려보낸 것 자체가 큰 기쁨"

서울맑음 / -3.9 °
"한일 양국 미래,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어"
허민 국가유산청장(오른쪽)과 사토 다 고덕원 주지. [사진=국가유산청]

허민 국가유산청장(오른쪽)과 사토 다 고덕원 주지. [사진=국가유산청]



“관월당을 한국으로 돌려보낸 것 자체가 제게 큰 기쁨입니다.”

사토 다카오(佐藤孝雄) 일본 고덕원 주지가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과에서 열린 특별전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한 ‘대통령 표창’을 받고 이처럼 밝혔다.

사토 주지는 “한일 양국 간엔 불행한 역사가 있었다. 아쉽지만 과거를 바꿀 수 없다”면서도 “한일 양국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분의 협력을 얻을 수 있었으며, 그런 분들과의 인연은 제게 평생의 자랑이다”라며 “이 프로젝트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저의 평생 가는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월당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반환된 조선시대 건축물이다. 사토 주지는 고고학자이자 종교인으로서 ‘문화유산은 마땅히 그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신념 아래, 올해 6월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약정을 맺고 관월당의 모든 부재를 어떤 조건도 없이 모두 기증했다. 그는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해체와 운송비용 일체를 자비로 부담했다.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왼쪽)와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왼쪽)와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가유산청]



사토 주지는 한일 문화유산의 교류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이번 대통령 표창과 함께 수여되는 포상금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허민 국가유산청 청장은 “사토 주지 스님이 아니었다면 관월당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뢰와 우정을 보여주신 견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사토 스님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관월당을 해체해서 과거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한 조사 연구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적절한 위치에서 복원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광복 80주년을 맞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26일까지 경복궁 계조당에서 ‘관월당’의 여정을 조명하는 특별전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월당의 대표적인 해체 부재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의 주요 구조재인 종량, 종도리를 받치는 대공, 박공 지붕의 구조적 지지와 치장 역할을 겸하는 소형 부재인 초엽, 용문·거미문·박쥐문·귀면문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암막새 기와 등 각 부재의 역할과 기능, 상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경복궁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경복궁 휴궁일)에는 휴관한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