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를 각 업무 단위에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AX(AI 전환)의 핵심은 AI가 제대로 성과를 내도록 기존의 업무 구조와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LG CNS 엔트루 컨설팅을 이끄는 민세훈 전무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무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엔트루 컨설팅은 1991년 LG CNS가 국내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 최초로 설립한 전문 컨설팅 조직이다. 금융·제조·통신·유통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략 수립부터 기술 도입, 실행, 변화 관리까지 전 과정을 수행해오며 30여 년간 국내 컨설팅 시장을 이끌어왔다. LG CNS는 올해 초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출신인 민 전무를 엔트루 컨설팅의 수장으로 영입하며 AI·AX 컨설팅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민 전무는 "생성형 AI 등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AI가 실제 매출과 비용 구조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며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경영 성과로 이어지는지와 관련해 구조적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최근 주목받는 에이전틱 AI 흐름을 언급하며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조직 전체의 생산성 방정식을 다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전무는 "AI가 개별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업무를 연결하고 스스로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를 기존 조직과 프로세스에 그대로 얹으려 할 경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AX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업무 효율을 조금씩 개선하는 접근도 의미는 있지만, 현재 기업이 직면한 시장 변화 속도와 생산성 압박을 고려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사람이 아닌 AI 프로그래머 기반의 SI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서비스 오퍼레이션을 어떤 구조로 다시 설계할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구성원 각각이 하던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을 구조적으로 혁신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혁신하는 것이 톱다운 방식의 AX"라고 설명했다
민 전무는 많은 기업이 AX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는 공통된 난관으로 '전략과 실행의 단절'을 꼽았다. 그는 "전략은 컨설팅사가 세우고 실행은 별도의 IT 서비스 기업이 맡는 순간 전략은 문서에만 남고 현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다"며 "AX는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전반이 공감하는 방향성 아래 기획·실험·확산을 반복하며 상시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엔트루 컨설팅의 강점은 전략과 실행을 동시에 아우르는 구조에 있다. LG CNS는 컨설팅 조직과 실제 구축·이행 조직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 실행 가능한 수준의 AX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현장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LG 계열사의 AX를 장기간 수행하며 축적한 산업 이해도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로 엔트루 컨설팅은 연구개발(R&D), 생산, 공급망 관리(SCM), 영업·마케팅 등 업무 영역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AX 전략 수립부터 프로세스 혁신, 시스템 구축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운기업과 진행한 컨설팅에서는 컨테이너 손상 탐지·터미널 운영 분석 AI를 도입하도록 했고, 국내 대형 화장품·의약품 그룹을 대상으로는 생성형 AI 전사 내재화 과제를 수행했다.
올해 말 엔트루 컨설팅은 산업별 고객 니즈에 보다 정밀하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프랙티스(Practice·전문 분야별)' 단위로 개편했다.
기존 최고정보책임자(CIO) 중심의 논의에서 벗어나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기능별 의사결정자들과 직접 협업하며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를 AX 과제로 재정의하기 위한 조치다.
민 전무는 "기업 성장의 원천은 결국 기술 혁신이지만 그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업무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며 "엔트루 컨설팅은 고객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근본부터 바꾸는 AX를 통해 시장의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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