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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찍어요? 찝찝한데"...폰 개통하러 온 손님들 '안면인증' 반응은

머니투데이 김승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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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찍어요? 찝찝한데"...폰 개통하러 온 손님들 '안면인증'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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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시범 운영…내년 3월 전면 도입
보안 강화 기대 속 절차 복잡·개인정보 유출 우려 제기

23일 찾은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직영점. /사진=김승한 기자

23일 찾은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직영점. /사진=김승한 기자



"이제 휴대폰 개통할 때 얼굴인식을 거쳐야 합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 개통을 기다리던 고객과 상담 중이던 직원 A씨는 '안면인증 도입' 소식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이날부터 대면 채널을 통해 안면인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시범사업은 이통사 대리점 등 대면 채널에서만 이뤄지며, 온라인 개통 채널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3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3월 23일부터는 모든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이 전면 도입된다. 시범 기간에는 시스템 문제 등으로 인증이 실패할 경우 예외적으로 기존 방식으로 개통이 가능하다.

/사진=과기정통부

/사진=과기정통부


기존 개통 절차는 ▷판매점 방문 ▷요금제 선택 ▷가입신청서 작성 ▷신분증 실물 확인 및 진위확인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 여기에 ▷안면인증이 도입되면, 신분증 확인 단계에서 고객 얼굴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신분증 사진과 대조하는 절차가 추가된다. 안면인증은 이통3사가 운영하는 패스(PASS) 앱 등을 통해 진행된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종로구의 한 대리점 직원 B씨는 "신분증 도용이나 위조는 육안으로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안면인증이 도입되면 보안성은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통사 직영점에서 근무하는 C매니저는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재도 개통 절차가 길다는 불만이 많다"며 "안면인증이 추가되면 시간이 더 소요돼 오히려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시범 운영 기간 고객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객 반응도 엇갈렸다. 휴대폰 교체를 앞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 은행 앱도 얼굴로 인증하니까 휴대폰 개통도 그렇게 바뀌는 게 자연스럽다고 본다"며 "나중엔 기술이 더 고도화돼 서류 없이 바로 개통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정보 활용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얼굴을 찍는 게 찝찝하다"며 "요즘 통신사 해킹 문제도 심각한데, 사진이 저장돼 유출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신분증과 얼굴 정보를 비교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괏값만 저장된다"며 "사용된 안면 데이터는 즉시 폐기되며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에 앞서 고객 대상으로 취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도 도입에 따른 설명이 매우 중요하다. 안면인증은 아직 낯선 기술인 만큼, 시범 도입 초기에는 고객에게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며 "이통사 차원의 명확한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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