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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고환율 겹친 철강·정유·석화…수출 중심 조선업도 셈법 복잡

머니투데이 김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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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고환율 겹친 철강·정유·석화…수출 중심 조선업도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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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2분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80.1원)보다 2.65원 오른 1482.7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1480.0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장 초반부터 상승 폭을 확대하며 1483.5원으로 올랐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나오는 모습./사진=뉴스1

2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2분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80.1원)보다 2.65원 오른 1482.7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1480.0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장 초반부터 상승 폭을 확대하며 1483.5원으로 올랐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나오는 모습./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린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철강·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는 조선업계는 환율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늘어나는 원자재 가격 부담은 역시나 위협 요인이다.

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원가 구조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재료 가격은 곧바로 오르지만 이를 납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철강·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주요 원료를 달러로 조달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의 영향이 더욱 빠르게 나타난다.

연간 10억 배럴이 넘는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고 있는 정유업계에 환율 상승은 곧바로 원유 도입비 증가로 이어진다. 정제 과정에 사용되는 각종 촉매 역시 대부분 외화 결제가 필요해 원가 부담을 키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정유사들은 수출을 통해 확보한 외화를 원유 구매에 활용하는 '내추럴 헤지' 등으로 일부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역시 철광석과 원료탄 등 핵심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여기에 보호무역 강화, 중국발 공급 과잉, 국내 수요 부진까지 맞물리면서 늘어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도 고환율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나프타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비용이 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 앞에서 판매가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0% 상승하면 약 6500만달러(약 923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 중심의 NCC(나프타분해설비)를 줄이며 자구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스페셜티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니 '3중고'에 처해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업계에는 고환율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 선박 계약 대부분이 달러로 체결되는 만큼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기준 매출과 중장기 수익성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환율이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 상승할 경우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10조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선업계 역시 원자재 가격 부담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예컨대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은 글로벌 철강 가격과 원/달러 환율 변동을 반영해 조정된다. 환율이 오르면 후판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달러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원가 상승으로 상쇄되는 구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수주 채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외화 비용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선물환 거래 등을 활용하며 향후 환율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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