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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中 ‘드론 굴기’에 철벽 친 미국… 美 FCC, 중국산 드론 신규 모델 수입 차단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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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中 ‘드론 굴기’에 철벽 친 미국… 美 FCC, 중국산 드론 신규 모델 수입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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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해외 드론 업체를 향해 사실상 시장 퇴출이나 다름없는 강력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외국산 드론과 핵심 부품을 보안 우려 목록에 추가하면서, 앞으로 중국 DJI를 비롯한 주요 해외 브랜드 신규 모델은 미국 땅을 밟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입 규제를 넘어 미국 내 드론 산업 주도권을 완전히 탈환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로고와 성조기. /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로고와 성조기.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공공안전 및 국토안보국(PSHSB)은 외국에서 생산한 무인항공기시스템(UAS)과 핵심 부품을 보안 우려 목록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백악관이 주도한 관계 부처 합동 검토 결과에 따른 조치다.

이번 조치로 드론 분야 세계 1위 중국 DJI와 오텔(Autel) 로보틱스 같은 해외 주요 드론 제조사가 내놓을 신제품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관문인 FCC 장비 인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미국 내에서 무선 기기를 수입하거나 판매, 마케팅을 하려면 반드시 FCC 인증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외국산 새 모델에 대한 수입 금지령을 내린 셈이다.

이미 FCC 인증을 받아 시중에 유통 중인 기존 모델이나 소비자가 이미 구매해 사용 중인 드론은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FCC는 “기존에 적법하게 구매한 드론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며, 이미 인증받은 모델 유통도 즉각 중단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홍콩 DJI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사진작가들이 드론이 비행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홍콩 DJI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사진작가들이 드론이 비행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 배경으로 ‘미국 영공 주권 회복’과 ‘미국 드론 지배력 강화’를 내세웠다. 백악관은 이날 행정명령에서 “드론이 공공 안전과 혁신을 촉진할 잠재력이 크지만, 동시에 적대적인 국가나 테러리스트가 이를 이용해 미국 국토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내년에는 2026년 FIFA 월드컵,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2028년 LA 하계 올림픽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가 줄줄이 열린다. 이를 앞두고 안보 체계를 재정비하겠다는 포석이다. FCC는 “외국산 드론이 공격이나 방해, 무단 감시, 민감 데이터 유출 등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경제적인 목적도 뚜렷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드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 구조가 미국 드론 산업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단순 규제가 아니라, 드론 관련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 현재 중국이 주도하는 드론 시장을 미국 내 생산·부품 자립으로 유도하는 행정명령을 내놨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드론 제조업체 DJI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드론 소유자를 추적하는 앱을 표시하는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드론 제조업체 DJI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드론 소유자를 추적하는 앱을 표시하는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규제는 규제 범위를 완제품에 그치지 않고 드론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까지 대폭 확대했다. 그만큼 과거 단순 규제보다 파급력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FCC는 핵심 부품 목록에 데이터 전송 장치, 통신 시스템, 비행 제어 장치(FC), 지상 관제소(GCS),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모두 포함했다.


여기에 센서와 카메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포함한 배터리, 모터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규제망에 들어왔다. 사실상 드론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부품을 아우른다. 해외에서 생산한 부품을 가져와 미국에서 조립하더라도 인증을 받기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목록에 오른 품목들은 이번 행정명령 발효 이후 모두 수입이 차단된다. 차단을 풀기 위해서는 미 국방부(DoD)나 국토안보부(DHS)가 ‘특정 제품이나 부품이 안보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별도로 판단해 FCC에 통보해야 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드론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속 제임스 루이스 선임 부소장은 “드론은 단순한 비행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수집하는 날아다니는 컴퓨터”라며 “적대 국가가 운영하는 네트워크에 이런 장치가 연결되는 것은 명백한 보안 취약점을 노출하는 행위”라고 했다.


중국 홍콩 DJI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시된 드론. /연합뉴스

중국 홍콩 DJI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시된 드론. /연합뉴스



세계 드론 시장 70%가량을 점유한 1위 기업 중국 DJI는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DJI는 그동안 미국 내 공공기관과 사진 작가, 취미용 사용자 사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시장 점유율은 하락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드론 산업 표준과 공급망을 ‘미국 중심’과 ‘중국 중심’으로 완전히 갈라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드론 시장은 앞으로 ‘미국산’ 혹은 ‘동맹국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스카이디오(Skydio) 같은 미국 현지 드론 기업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드론 전문 매체 인사이드언맨드시스템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 시장은 이제 단순히 비행 성능을 뽐내는 곳이 아니라, 얼마나 안전한 소프트웨어 스택을 갖췄는지 증명해야 하는 곳이 됐다”며 “미국 드론 관련 기업들은 하드웨어 국산화를 넘어 데이터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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