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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1072조원…늘어나는 건 ‘60대 이상’

이데일리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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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1072조원…늘어나는 건 ‘60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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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관리 "미군이 베네수엘라 공습 수행중"<로이터>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대출 증가 둔화…연체율은 장기 평균 상회
대출 차주·금액 모두 60대 이상 집중
부동산업 쏠림은 안정 요인이자 잠재 리스크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연령별로 들여다보면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자영업자 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30~40대가 아니라 60대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연령층이 이끈 자영업자 대출 증가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이 725조 6000억원, 가계대출이 346조 5000억원이다. 전체 규모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된 상태로, 은행과 비은행 모두 대출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출의 질적 지표는 여전히 부담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6%로, 올해 1분기 말(1.88%) 이후 두 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장기 평균(2012년 이후 1.41%)을 웃돌고 있다.

특히 비은행 대출 연체율은 3.61%로 은행(0.53%)보다 크게 높았고,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09%에 달해 비취약 자영업자(0.50%)와 큰 격차를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자영업자 대출의 구조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6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은 389조 6000억원으로, 2021년 말보다 124조 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대출 증가분(163조원)의 대부분을 고연령층이 차지했다.

차주 수도 빠르게 늘었다. 60대 이상 자영업자 차주는 96만 3000명으로 전체의 31.2%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말 대비 37만 2000명 늘어난 수치다. 반면 40~50대는 소폭 증가(5000명)에 그쳤고, 30대 이하는 오히려 2만 3000명 감소했다. 고령화 진전과 함께 창업,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60대 이상, 부동산업 대출 집중

고연령 자영업자의 특징은 부동산업 대출 집중이다.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업종별 대출 분포를 보면 부동산업 비중이 38.1%로 다른 연령대보다 현저히 높았다. 반면 30대 이하는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금융업권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은행 대출 비중이 60% 안팎이었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 대출 비중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연체율만 놓고 보면 고연령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연령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40대가 2.02%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1.63%로 전체 평균(1.76%)을 소폭 밑돌았다. 이는 고연령 자영업자의 대출이 연체율이 낮은 부동산업에 집중된 영향이 크다. 실제 업종별 사업자대출 연체율은 부동산업이 1.10%로 가장 낮았고, 도소매(1.77%), 제조업(2.37%), 숙박·음식업(3.02%), 건설업(5.14%) 순으로 높아졌다.

다만 한은은 고연령 자영업자에 대해 잠재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연령층의 취약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15.2%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고, 최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부동산 경기 변동이나 충격이 발생할 경우, 고연령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자영업 부문 건전성 강화를 위해 연령별 맞춤형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고연령 자영업자는 부동산 경기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사업 전환 지원과 함께 상호금융·저축은행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30대 이하 자영업자는 내수 경기 민감 업종 비중이 높은 만큼 서비스업 경기 변동에 따른 신용 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 논의 중인 정년 연장은 고연령층의 자영업 전환을 늦춰 고연령 자영업자 증가를 완화할 수 있다”면서도 “청년층의 정규직 진입을 위축시킬 수 있는 부작용도 예상되는 만큼 청년 고용 기회 확대와 자영업자 부채 관리 강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