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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 훈풍 분다"···원재료 가격·환율 변동성은 리스크

서울경제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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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 훈풍 분다"···원재료 가격·환율 변동성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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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보고서
EBSI 115.8···7분기 만에 110 웃돌아
반도체·선박 호조···전기전자제품·섬유 부진


내년 1분기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이 체간하는 경기가 뚜렷한 개선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2026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보고서를 통해 내년 1분기 EBSI가 115.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으로 110을 상회한 수치다. EBSI는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 100보다 높고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 100보다 낮다.

항목별로는 전체 10개 조사 항목 중 9개 항목에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수출단가(125.2), 설비가동률(122.5), 수출상담·계약(121.6), 수출대상국 경기(121.4) 등이 높은 수준을 보이며 수출의 양적 성장과 채산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품목 별로는 15대 주력 품목 중 7개 품목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187.6)는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맞물려 가장 밝은 전망을 보였다. 반도체 EBSI는 지난 2025년 1분기 64.4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내년 초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선박(147.2) 역시 고선가 수주 물량의 인도가 본격화되고 미국의 LNG 증산에 따른 운반선 발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며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외에도 의료·정밀·광학기기(111.5), 철강·비철금속제품(111.3), 무선통신기기(108.3) 등도 기준선을 상회했다.

반면 15대 품목 중 전기·전자제품(70.4)과 섬유·의복제품(84.7)을 포함한 8개 품목은 수출 부진이 전망됐다. 이는 글로벌 소비 회복 지연과 원재료 가격 상승, 가격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17.5%)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5.4%)가 꼽혔다. 특히 환율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전 분기 대비 5.5%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을 기록했다. 수출상품 제조원가(98.6) 지수 또한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어 기업들의 원가 압박은 내년 초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옥웅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내년 1분기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겠지만, 품목별로 온도 차가 있어 수출 경기 전반을 낙관하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고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과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 완화 대책이 필수적”이라며 “무역금융 금리 인하 등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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