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1990년대 소프트맥스에서 만든 창세기전은 국내 게임의 부흥을 이끈 상징적인 작품이다. 창세기전 3 파트 2로 전체적인 이야기가 마무리 된 이후, 창세기전 IP를 활용한 후속작 및 외전이 이어졌으나, 대부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가운데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이하 창세기전 모바일)는 당당히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1주년 업데이트로 추가된 스토리 콘텐츠 ‘코스모스 사가’, 신규 캐릭터 ‘흑태자’ 등이 호평받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창세기전 모바일이 2주년을 맞아 오는 1월 대규모 업데이트를 선보인다. 신규 아우터 원 캐릭터, 새로운 스토리 등이 예고된 가운데, 이에 앞서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사 라인게임즈가 지난 18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2주년 업데이트 콘텐츠를 소개했다. 간담회에는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이하 최연규 디렉터), 이권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이권열 디렉터), 김원철 아트 디렉터(이하 김원철 디렉터)가 자리했다.
▲ 좌측부터 김원철 디렉터, 최연규 디렉터, 남기룡 대표, 이권열 디렉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우선 오는 1월 13일 2주년 업데이트와 함께 서풍의 광시곡 스토리가 시작된다. 기존 서풍의 광시곡을 3D 그래픽으로 새롭게 그려냄과 동시에, 원작에서 다소 부족했던 개연성을 보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연규 디렉터는 “원작 개발 당시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원작 창세기전과 서풍의 광시곡 사이의 연결점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며, “28년 전에 남겼던 메모나 자료를 다시 찾아보면서 개연성을 보완했고, 당시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감사하고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풍의 광시곡은 RPG였던 만큼, SRPG 방식을 차용한 창세기전 모바일과는 장르 측면에서 부자연스러울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 원작 주요 맵을 ‘거점’과 ‘구역 맵’ 두 가지로 세분화한다. 구역 맵은 스테이지 방식이었던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거점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NPC와 대화를 하거나 각종 서브 퀘스트를 수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작의 RPG 감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 스테이지 방식의 기존 맵이 '거점'과 '구역 맵'으로 나뉜다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 세 번째 아우터 원 '시라노 번스타인' 개요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서풍의 광시곡 주인공인 시라노 번스타인은 세 번째 아우터 원 캐릭터로 출시된다. 시라노는 마검 아수라를 사용하는 캐릭터로, 창세기전 2 주요 캐릭터인 이올린과 흑태자를 계승하는 인물이다. 시라노에 대해 최연규 디렉터는 “창세기전 2에서 서풍의 광시곡으로 서사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했고, 이를 위해 아예 프롤로그를 새로 썼다”고 전했다.
▲ 서사 보강을 위한 요소도 더해진다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 창세기전 모바일 2주년 업데이트 개요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 아우터 원 등급 캐릭터 '흑태자'(상)와 '하이델룬'(하)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서사를 보완하는 한편, 디자인 측면에서는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이 더해졌다. 대표적으로 시라노가 두른 망토는 흑태자의 회색 망토를 물려받았다는 설정이지만, 원작에 등장한 망토는 회색보다는 검은색에 가까워 유저들의 의문을 자아낸 바 있다. 해당 부분을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회색 망토가 왜 검은색이 되었는지 새로운 서사를 더했다. 아울러 원작 속 회색 망토를 원하는 유저를 위해, 해당 디자인은 별도 스킨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질문에 답변 중인 최연규 디렉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 외에도 2주년 업데이트와 함께 권한(계정) 레벨이 55에서 60으로 확장되며, 이에 따라 신규 성장 시스템과 장비가 추가된다. 또한 기존 유저와 신규·복귀 유저 간 격차를 줄이고 서풍의 광시곡 스토리를 바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레벨 부스팅과 점핑 이벤트로 각종 보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 중인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 (사진출처: 텀블벅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이하 내용은 위에 담기지 않은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창세기전 IP가 오랜만에 서풍의 광시곡 파트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최연규 디렉터: 이전부터 새로운 창세기전 시리즈를 만들 때마다, 흑교 스토리를 매번 넘기지 못했다. 창세기전 모바일에 합류하면서 '이번에는 꼭 흑교 스토리를 넘기자'라고 다짐했었는데, 어느새 창세기전 2 스토리가 끝나고 서풍의 광시곡까지 오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남기룡 대표: 2년 동안 서비스를 해오면서 신규나 복귀 유저들은 아무래도 기존 유저와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이를 위해 복귀 이벤트와 점핑 캐릭터, 레벨 부스팅 시스템 등을 제공해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소환권도 대폭 지급할 예정인데, 1주년이나 1.5주년 당시 진행했던 이벤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많은 수치를 고려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신규 및 복귀 유저가 안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Q. 지난 인터뷰에서 서풍의 광시곡을 2026년 중으로 완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한 리소스 확보는 어느 정도 되었으며, 개발 과정에서 특별히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있다면?
최연규 디렉터: 서풍의 광시곡 관련 주요 캐릭터 리소스는 올해 이미 약 80%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 성우 녹음도 상당 부분 진행되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배경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원작에 등장했던 주요 장소들을 서풍의 광시곡 특유의 분위기에 맞게 새로운 색감과 느낌으로 살려내는 작업이다. 창세기전 2는 규모가 워낙 커서 엔딩까지 2년 정도 소요됐는데, 서풍의 광시곡은 그 정도 규모는 아니기에 2026년 내에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원작 서풍의 광시곡은 후반부 전개가 너무 빨라 아쉽다는 평이 있었다. 창세기전 모바일에 추가되는 서풍의 광시곡은 어느 정도의 볼륨을 가지고 있는지?
최연규 디렉터: 서풍의 광시곡 원작에 나왔던 이벤트와 주요 퀘스트는 100% 구현되어 있다. 여기에 원작에서 누락되었거나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강하기 위해 원작만큼의 추가 텍스트 분량을 넣을 예정이다. 특히 던전 내 방치되었던 요소들에 사연을 입히는 등 서브 퀘스트를 대폭 강화하여 전체적인 볼륨을 키웠다.Q. 서풍의 광시곡 캐릭터 대부분이 이미 출시됐다. 서풍의 광시곡 시작 후 향후 픽업 라인업과 아우터 등급 캐릭터의 복각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남기룡 대표: 말씀대로 시라노를 제외한 서풍의 광시곡 주요 캐릭터들은 상당수 출시된 상태다. 아직 나오지 않은 캐릭터들은 서풍의 광시곡 스토리에 맞춰 순차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며, 그 사이에 템페스트 캐릭터들을 신규 픽업으로 선보이려 한다. 기존에 출시된 서풍의 광시곡 캐릭터들도 복각과 함께 캐릭터 상향이나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아우터 원 등급인 흑태자와 하이델룬의 복각도 준비하고 있다. 대신 유저의 부담을 고려해 두 캐릭터를 동시에 복각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잠정적으로 6개월마다 신규 아우터 원 캐릭터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에 맞춰 기존 아우터 캐릭터의 복각을 번갈아 진행하려 한다.
▲ 최근 진행된 창세기전 모바일 나노마신 컬래버레이션 (사진제공: 라인게임즈) |
Q. 신규 아우터 캐릭터인 시라노의 성능 콘셉트와 코스모스 사가에서의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권열 디렉터: 시라노는 마검사 스타일로 설계 중이고. 흑태자와 이올린을 동시에 계승했다는 특징을 살려 전투의 재미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구체적인 밸런스는 테스트 과정에서 바뀔 수 있어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원작의 설정을 최대한 충실하게 따를 예정이다.Q. 원작 특유의 일러스트를 선호하는 팬들이 많다. 리메이크 작품의 경우 BM 상품으로 원작 느낌을 살린 상품이나 스킨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계획이 있는지?
스토리 측면에서는 원작의 멀티 엔딩 중 특정 루트에서의 역사 분기가 코스모스 사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역사가 크게 바뀌면서 세계 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시라노가 데이모스나 흑태자 등과 합류하게 되는 서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라노는 코스모스 사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원철 아트 디렉터: 창세기전 모바일은 시리즈에 등장해온 캐릭터들이 한데 모이는 만큼, 캐릭터 간 디자인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그렇기에 특정 시리즈에 너무 치우친 디자인을 하기는 어렵다. 현재는 아이콘 형태 등으로 원작 일러스트를 제공하고 있으나 대화창 일러스트 등을 원작풍으로 완전히 교체하는 상품은 논의된 바 없다. 대신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캐릭터 스킨을 제작하여 유저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과거 30대 주인공의 중후한 느낌을 원했던 유저들을 위해 스킨 등을 통해 해당 분위기를 강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Q. 서풍의 광시곡 이후 템페스트나 창세기전 3 등 후속 시리즈의 업데이트 순서나 방식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최연규 디렉터: 기본적으로 원작의 출시 순서를 따를 예정이다. 다만 템페스트의 경우 회상 장면이 매우 긴데, 당시에 내레이션으로 대체했던 회상 장면을 인게임 컷씬 등으로 더 상세히 묘사하는 변주를 고민 중이다. 템페스트 특유의 육성 시스템은 원작보다 정밀하게 내부에서 이미 만들어진 상태이며,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템페스트 이후 창세기전 3 파트 1과 파트 2까지 완성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거점 시스템 등 서풍의 광시곡에서 새롭게 도입한 요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면 다음 시리즈에서도 이를 발전시켜 적용할 생각이다.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유저들이 납득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후속 시리즈를 준비하겠다.
Q. 최근 나인서클에서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를 발표했다. 리마스터 버전과 리소스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최연규 디렉터: 리소스의 경우 성우 녹음 등 일부 요소를 리마스터 개발사와 공유하고 있고, 제가 직접 대본 검수도 해주면서 여러모로 협력하고 있다. 다만 모든 리소스를 100% 공유하는 것은 아니며, 프로젝트마다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Q. 2주년을 기념해 굿즈 제작 계획이 있는지?
남기룡 대표: 사업팀에서 피규어 제작을 검토 중이다. 다만 피규어는 제작 기간이 오래 걸려 2주년 시점에 맞추기는 어렵다. 흑태자 등 주요 캐릭터의 피규어화를 시도 중이고, 이외에도 2주년에 맞춘 다양한 굿즈를 사업팀에서 고려하고 있다.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다각도로 고려 중이다.Q. 얼마 전 진행된 나노마신 컬래버레이션이 유저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향후 컬래버레이션 계획과 2026년 로드맵에 대해 듣고 싶다.
남기룡 대표: 말씀대로 나노마신 컬래버레이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이후로도 세계관에 어울리는 작품들과 간헐적으로 컬래버를 진행할 생각이며, 이미 한 작품은 확정되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작업 중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서풍의 광시곡 콘텐츠의 안착과 더불어 기사단전 3.0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2분기 업데이트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최적화 및 편의성 개선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려 한다. 게임이 다소 느려졌다는 의견을 수용해 이 부분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PvE 콘텐츠로 전설의 오우거 배틀과 유니콘 오버로드에서 영감을 받은 방치형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바쁜 유저들이 편하게 즐기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2주년을 맞이하며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원철 디렉터: 템페스트 캐릭터가 출시될 때부터 제작에 합류했는데, 원작 디자인을 창세기전 모바일에 맞게 재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유저분들과 개발자가 합을 맞추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이를 지나 창세기전 2 스토리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감회와 반성, 뿌듯함을 느꼈다. 서풍의 광시곡도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겠다.
이권열 디렉터: 먼저 유저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도 항상 노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유저분들이 끊임없는 사랑을 보내주셔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유저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서풍의 광시곡도 잘 즐기실 수 있도록 열심히 운영하겠다.
최연규 디렉터: 서풍의 광시곡을 약 30년 만에 다시 만들게 돼서 그런지 요즘 너무 즐겁다(웃음). 한편으로는 템페스트나 창세기전 3 파트 1, 파트 2 등을 모두 만들면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남기룡 대표: 저희 게임을 2주년까지 즐겨 주셔서 감사드린다. 제작 당시 창세기전 박물관을 짓는다는 느낌으로 게임을 만들었고, 팬분들이 원작을 다시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다만 요즘 서풍의 광시곡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욕심이 생기고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 단순히 원작 재현만으로는 아쉽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유저분들도 좋아하시고 제작자도 동기부여가 된다. 개인적으로 코스모스 사가를 좀 더 잘 만들어보고 싶은데, 이런 부분을 통해 유저분들이 더 큰 기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게임메카 이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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