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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심장 찾은 이재용 "본원적 기술력 회복"···메모리 1위·AI 팩토리 속도전[biz-플러스]

서울경제 구경우 기자,노우리 기자,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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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심장 찾은 이재용 "본원적 기술력 회복"···메모리 1위·AI 팩토리 속도전[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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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 첫 상업로켓 이륙…굉음 뿜으며 우주로
李, 기흥·화성 사업장 2년 만에 찾아
반도체 태동지서 첨단 연구기지로
기흥 'NRD-K' 찾아 기술개발 점검
화성선 AI 팩토리 전환 직접 챙겨
26개월만에 반도체 현장경영 재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경기도 기흥의 첨단 연구개발(R&D) 단지를 전격 방문해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력 향상에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자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장이 현장 경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기흥·화성 캠퍼스를 잇따라 찾아 차세대 반도체 기술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이 반도체 사업 현장을 공식적으로 방문한 것은 2023년 10월 20조 원을 투입해 건설하기로 한 ‘NRD-K’ 공사 현장 방문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이번에도 기흥 캠퍼스에서 NRD-K를 방문해 R&D 시설 현황과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의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상세히 점검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세운 첨단R&D 복합 단지다.

화성 캠퍼스에서 이 회장은 디지털 트윈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진척도를 직접 챙겼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등 반도체 사업 주요 경영진도 총출동했다. 이 회장은 이들과 글로벌 첨단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와 미래를 논의하는 경영전략회의도 가졌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테슬라·AMD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한 미국 출장 이후 1주일 만에 반도체 현장 경영에 나선 것에 주목한다.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물꼬를 튼 출장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 반도체 사업의 ‘퀀텀 점프’를 다시 한번 끌어낼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사업 전략은 내년 초 이 회장이 주재할 사장단 만찬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회장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혁신 모멘텀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내년 전방위적인 반도체 사업 성장과 맞물려 미래 신성장 동력을 추구할 강력한 메시지를 내·외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흥·화성 캠퍼스 방문
"과감한 혁신·투자로 경쟁력 회복"
제조 자동화·AI 활용 진척도 점검
전영현·송재혁 등 경영진 총출동
반도체 트렌드·미래 전략 논의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반도체 사업 현장 방문은 전례 없는 반도체 초호황 속에 ‘기술의 삼성’이라는 지위를 되찾고 나아가 연구개발(R&D)을 한층 강화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2일 재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11시께 기흥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의 반도체 사업 현장 공개 방문은 2023년 10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도착과 동시에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R&D의 요람 ‘NRD-K’로 향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한 최첨단 R&D 복합 단지로 공정 미세화에 따르는 기술적 한계 극복과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올 들어 본격 가동된 NRD-K에서는 7세대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1d) D램)과 500단 이상의 고적층 낸드인 V11·V12 등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차세대 R&D 시설 현황과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등 차세대 제품·기술 경쟁력을 직접 살피고 연구진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기흥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점심을 한 후 곧장 화성캠퍼스로 향했다. 화성사업장은 2019년 한국을 방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태까지 본 건물들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라고 놀라움을 표한 곳이다. 화성캠퍼스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은 물론 첨단기술인 극자외선 EUV 노광 공정이 진행되는 반도체 기지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팩토리로 진화하는 화성캠퍼스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화성캠퍼스는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 옴니버스(Omniverse)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화성캠퍼스를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있다.

이 회장은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 기술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을 확보하며 AI 팩토리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설계-공정-운영-장비-품질관리’ 등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아우르는 모든 과정에 AI가 적용되는 AI 팩토리가 완성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화성캠퍼스에서 디지털트윈과 로봇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 AI 기술 활용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이 회장은 오후 3시께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경영자(CTO) 등과 미래 전략회의를 열었다. AI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10나노급 6세대 D램(1c), 4나노 베이스 다이 기술 등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이 밀렸다고 평가된 5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데 성공해 관련 매출이 3분기 두 배가량 증가했다. 나아가 6세대 HBM4도 고객사의 기술 수준에 맞는 최고 성능을 구현, 최종 양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HBM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아울러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은 내년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인 D램과 추격에 성공한 HBM의 압도적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장해야 파운드리 사업도 적자 탈출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 회장의 현장 행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경영진과 현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AI 팩토리 전환은 이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반도체 사업 현장을 직접 찾은 건 삼성전자가 HBM과 파운드리 등 핵심 분야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탈환해 새로운 퀀텀 점프를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고 평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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