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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세종의사당 완공, 이젠 '속도'다[기고]

머니투데이 홍순식충남대 국제학부 겸임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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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세종의사당 완공, 이젠 '속도'다[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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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세종 대통령집무실 업무보고 자리에서 "세종 국회의사당도 너무 느리다"며 완공 시기를 앞당기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직접 속도의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 사업이 국가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의 핵심 과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회세종의사당은 국가 인프라이자 행정수도의 기능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입법·행정 권력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국민 삶의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적 전환점으로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채택된 국제공모 기반 실시설계 기술 제안 방식의 일정표는 답답함을 자아낸다. 이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올해 11월 기준, 준공 시점이 2033년 3월로 예정돼 있다. 반면 턴키 방식은 2031년 4월, 국제공모 기반 기본설계 기술 제안 방식도 2032년 8월로 비교적 빠른 일정이 가능하다.

국제공모 기반 실시설계 기술 제안 방식은 설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다수 이해관계자의 소통과 협업이 필수적이며, 국제공모는 오히려 이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전체 일정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러 공공기관 청사와 인프라 사업에서 국제공모 이후 설계 수정과 의견 조율이 반복되며 착공과 완공 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흔히 발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공모=선진, 턴키=후진"이라는 프레임은 현실을 간과한 이분법일 뿐이다.

설계 경쟁력과 상징성은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국가적 필수 사업을 신속히 완수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실행 속도와 효율성이 비전 실현의 필수 조건이다. 국제공모 방식이 창의적 해법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이슈가 결국 속도와 효율성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국제공모 방식의 긍정적 의도는 존중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세종국회의사당 완공 시점을 후퇴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국가적 비전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현재의 국제공모 기반 실시설계 기술 제안을 국내 기반 기본설계 기술 제안이나 턴키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공정 전체를 앞당겨야 한다. 둘째, 감리와 품질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국내 기반 기본설계 기술 제안이나 턴키 방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설계 품질과 시공 안전, 환경 요건은 강화된 국내 감리 체계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셋째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를 재검토하는 것이다.

턴키 방식으로 전환하면 사업 일정을 약 2년을 앞당길 수 있다. 국내 기반 설계 기술 제안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예정된 일정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국회세종의사당을 완공할 수 있다.

우리는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 앞에 서 있다. 속도는 숫자가 아니다. 그러나 실행 속도가 없다면 어떤 가치도 실현될 수 없다. 대통령이 균형발전을 국가 생존전략으로 규정한 것은 책임 있는 비전의 표현이다.


국회세종의사당, 이제는 실행의 속도다. 턴키나 국내 기반 기본설계 기술 제안으로 균형발전 시대를 앞당기자.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은 지금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 부교수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 부교수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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