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TOD 거치대 중 일부 고정식 운용" 확인
거치대 1곳에는 TOD 철거 의혹... "작전상 이유"
랙기어 거치대 선정... 소음 진동 내구성 결함 지적
국방시설본부, "해병에 문의"... 알맹이 없는 답변
민원처리 통보, 시한 넘겨 한 달 가까이 회신 없어
해병대가 군납 심의 과정의 의혹(19일자 12면 보도)이 증가하고 있는 '열상감시장비(TOD) 거치대' 상당수가 "고정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방 해병부대 한 곳은 거치대에서 TOD를 제거해, "거치대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시설본부 경상시설단은 지난달 19일 해병1사단 승하강식 열상감시장비(TOD) 거치대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A사의 랙기어 방식 거치대를 선정한 후, 소음과 진동, 내구성 등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병대는 이날 해병2사단에 보급된 A사의 TOD 거치대 중 고정식과 승하강 방식이 혼용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해병 측은 "현재 일부는 고정식, 일부는 승하강식으로 운용되고 있고, 자세한 개수나 장소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거치대 1곳에는 TOD 철거 의혹... "작전상 이유"
랙기어 거치대 선정... 소음 진동 내구성 결함 지적
국방시설본부, "해병에 문의"... 알맹이 없는 답변
민원처리 통보, 시한 넘겨 한 달 가까이 회신 없어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 바닷가에 설치된 군부대의 열상감시장비(TOD) 거치대 철제 기둥과 레일에 잔뜩 녹이 슬어 있고, 기어 일부는 파손돼 있다. A사의 랙기어 방식인 이 거치대는 2021년 포항시 기부채납으로 설치됐다. 독자 제공 |
해병대가 군납 심의 과정의 의혹(19일자 12면 보도)이 증가하고 있는 '열상감시장비(TOD) 거치대' 상당수가 "고정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방 해병부대 한 곳은 거치대에서 TOD를 제거해, "거치대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시설본부 경상시설단은 지난달 19일 해병1사단 승하강식 열상감시장비(TOD) 거치대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A사의 랙기어 방식 거치대를 선정한 후, 소음과 진동, 내구성 등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병대는 이날 해병2사단에 보급된 A사의 TOD 거치대 중 고정식과 승하강 방식이 혼용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해병 측은 "현재 일부는 고정식, 일부는 승하강식으로 운용되고 있고, 자세한 개수나 장소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동표적 확인과 TOD 유지보수, 악천후 때 하강 등 이유로 승하강 방식으로 납품된 랙기어 방식 거치대가 고정식으로 운용되는 것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해병2사단 전방부대에 보급된 TOD 거치대 중 한 곳에는 TOD가 철거되고 빈 거치대만 세워져 거치대 무용론도 일고 있다. 한 해병 관계자는 "예성강과 임진강, 한강이 합류하는 지역의 TOD가 당초 거치대에서 철거돼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며 "최적의 경계지점이라고 판단해 거치대가 세워졌을텐데 TOD를 철거하면 국방예산만 낭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해병 측은 "부대에서 작전 효율을 위해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지만, 북한과 인접한 섬지역에 거액을 들여 설치한 거치대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해병에 랙기어 TOD거치대 납품을 선정한 국방시설본부는 사실 관계 확인을 대부분 해병 측에 넘겨 해명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시설본부는 "본부는 사용부대의 시설공사 요구조건에 맞춰 발주 및 설치하는 부대"라며 "장비 운용과 유지 관리 관련 사항은 해병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거치대 승하강 속도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입찰공고시 사용부대의 성능 요구조건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고, 입찰금액도 20% 높고, 자체 공장이 없어 외주 제작하는 업체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심의는 절차를 준수해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방시설본부의 답변에 대해서는 해병대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해병 측은 "2023년 해병2사단 TOD거치대 선정은 단독입찰이었으나, 이번에는 본부가 경쟁사의 거치대를 현장실사해 공정하게 선정하면 될 문제"라며 "본부가 직접 현장확인 등을 통해 의혹을 해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원처리 통보도 시한을 넘기고 있다. 국방시설본부 측은 지난달 24일 감사신청서를 제출한 B 경쟁사에는 한 달이 다 되도록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통상 민원처리는 2주, 추가 조사항목이 있을 경우 1주를 연장해 21일을 기한으로 잡고 있다.
한편 A사측은 이날 "군납된 TOD 거치대는 현재까지 정상 작동 중이고 작전 수행에 아무 지장이 없다"며 "승하강 시간도 4분30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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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716300001101)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0716300001101)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