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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조 차기구축함 사업… 현대重·한화오션 '경쟁입찰' 붙는다

머니투데이 최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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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조 차기구축함 사업… 현대重·한화오션 '경쟁입찰'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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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추위 선정방식 의결… 내년말 계약목표
"원팀 훼손 안돼"… 수주전 과열 우려 시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전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입찰'로 결정됐다. 수주전 과열로 '코리아 원팀'이 훼손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간 지명경쟁입찰을 통한 KDDX 사업자 선정을 의결했다. 방사청은 상세설계·선도함(1번함) 건조에 대한 입찰공고를 내고 제안서를 받아 사업자를 결정키로 했다. 내년말 계약이 목표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6000톤급 최신형 이지스함 6척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엔 사업자가 결정됐어야 하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치열한 경쟁 속에 당국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계엄·탄핵정국 이후에도 이런 국면이 지속됐다. 미래 군전력 보강의 핵심사업이 1~2년간 표류한 것이다.

경쟁입찰로 한화오션 입장에선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KDDX의 경우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했다. 기존 관례대로라면 '기본설계 기업의 수의계약'이 진행됐어야 한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의 군사기밀 불법탈취를 문제 삼아 경쟁입찰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선 기본설계를 했음에도 한화오션과 마지막까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군사기밀 유출문제로 내년 12월까지 1.2점의 감점이 적용되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당초 지난달 1.8점 감점적용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방사청은 내년까지 1.2점의 감점을 추가키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한 상황이다.

감점을 고려하면 한화오션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부 수주전의 경우 '소수점' 단위에서 당락이 결정된다"며 "감점이 유지된다면 한화오션의 수주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다른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감점을 당하더라도 '기본설계'를 한 이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수주전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양사의 감정싸움이 격화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KDDX 수주전이 미뤄지던 시기에 양사간 고소와 고발이 오간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KDDX 경쟁입찰 과정에서 'K조선 원팀'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다툼이 절정으로 치달았을 때 진행된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양사가 나란히 고배를 마신 기억이 있다.

'팀코리아' 유지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 글로벌 특수선 수주전의 키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손을 잡은 '한국 컨소시엄'은 사업비만 최대 60조원(3000톤급 잠수함 12척 도입) 규모인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나섰다. 현재 독일 컨소시엄과 함께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올라 최종경쟁을 벌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작은 파이를 놓고 다투지 말고 글로벌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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