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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기업-인재 유치… 충남 ‘스마트 농업 수도’ 꿈꾼다

동아일보 김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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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기업-인재 유치… 충남 ‘스마트 농업 수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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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청년 농업인 육성

도내 14곳 ‘스마트팜 사관학교’

AI 장착한 농업기업, 충남 집결

펀드 조성해 지역에 단지 구축
충남 서산 SP아그리의 여름 딸기 전용 온실을 시찰하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운데). 충남도 제공

충남 서산 SP아그리의 여름 딸기 전용 온실을 시찰하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운데).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우리나라 ‘스마트 농업의 수도’로 발전할 계획을 밝혔다. 충남형 스마트팜을 연구할 인재와 운영할 기업을 유치해 산업집적단지를 만들고 지역활성화펀드를 조성해 이들의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이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K스마트팜 중심지 겸 스마트 농업의 수도로 발돋움한다는 각오도 밝혔다.

스마트팜 무료 교육… 청년농업인의 ‘메카’로

충남도는 2023년부터 스마트팜 청년 창업 교육으로 청년 농업인을 키웠다. 6개월에 걸쳐 스마트팜을 포함한 스마트 농업 기반 기술을 교육하고 실습과 현장 경험, 창업까지 연계하는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모았다. 교육비가 들지 않고 실습비를 지급하는 데다 스마트팜 창업 전에 시설 운영과 농업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 시군 14곳에 ‘스마트팜 사관학교’도 들어섰다. 충남에 뿌리를 내리고자 하는 청년 농업인에게 임대하는 스마트팜으로 수료자는 보조금과 무이자 대출 등 4억5000만 원을 보조하는 사업의 지원 자격을 얻는다. 이 덕분에 충남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청년 농업인은 2023년 약 480명에서 매년 10% 이상 증가해 2025년에는 1426명으로 늘었다. 축산 스마트팜 운영자까지 합하면 2129명에 달한다. 충남도는 스마트팜 청년 창업 교육을 더욱 강화해 청년 농업인 약 9000명을 가르치고 이 가운데 약 3000명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9월 4일에는 청년 농업인들이 모여 ‘충남 스마트팜 청년협회’를 만들고 출범식을 열었다. 이민석 회장을 중심으로 560여 명이 모인 협회는 충남을 청년 농업인 중심의 스마트 농업 선도 지역으로 이끌 각오를 밝혔다.

AI 기술로 무장한 스마트팜 선진 기업들 충남 집결

이와 함께 충남도는 우리나라 전역의 스마트 농업 선진 기업을 도내에 유치한다.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솔루션 등 스마트팜의 효용을 높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섭외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스마트팜 신사업 연구개발 및 수출 기업도 포함한다. 이미 유망 스마트 농업 스타트업 여러 곳이 충남에 자리를 마련했다.

농업법인 SP아그리는 서산시 운산면에 1단계로 2만6500m²(약 8000평) 규모의 여름 딸기 전용 온실을 조성했으며 2026년까지 총 20만 m²(약 6만 평)로 확장할 예정이다. 청과 유통 전문 자회사 SP프레시를 통해 딸기 신품종을 생산하고 육종, 종묘 공급을 계열화할 계획도 세웠다.

‘2025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대통령상 수상 기업인 아이오크롭스도 보령시 청라면에 농장과 2만 m²(약 60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마련한다. 이곳에서 AI 기반 지능형 농장 통합 운영과 원격 운영, 생육·병해충 관리 로봇의 실증도 시도한다.


시설재배 AI 솔루션을 개발한 크로프트는 당진시에 9900m²(약 3000평) 규모 온실을 만들고 이후 규모를 10배로 늘린다. 작물의 생육 상태를 3차원(3D)으로 스캔해 모니터링하고 AI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자동 제어하는 기술로 수확량을 늘린다. 이를 실증할 목적으로 본사도 충남으로 이전한다. 파미레세는 예산군 삽교에 9만9000m²(약 3만 평) 규모의 딸기 수출 전문단지를 세운다.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인 강병철 대표의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원하는 품종을 빠르게 개발하는 ‘AI 기반 디지털 스피드브리딩 플랫폼’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신품종 딸기를 미국에 수출까지 하는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 차세대 스마트팜인 수직농장 기업도 속속 충남을 찾는다. 수직농장은 건물 내에도 설치 가능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스마트팜이다. 수직농장 기업들이 미국 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사례도 나왔다. 대표 기업인 퍼밋은 모기업과 함께 개발한 에너지 절감 딸기 전용 수직농장을 충남 농공단지에 6600m²(약 2000평) 규모로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지역활성화펀드 조성… 최대 규모 스마트팜 단지

충남도는 청년 농업 인재와 스마트 농업 기업에 힘을 더할 펀드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또 이들 펀드에 출자해 스마트팜 산업 진흥, 지역 발전이라는 성과를 거둔다. 이미 우리나라 최초의 지자체·민간 주도 상향식 스마트팜 지역활성화펀드 1호인 ‘서산 나인팜 펀드’를 승인받았다. 9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 덕분에 서산시에 15만 m²(약 4만6000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가 들어선다.


지역활성화펀드 2호인 ‘태안 씨드팜’ 역시 177억 원 규모로 승인받았다. 이를 토대로 충남도는 지역활성화펀드 3호인 ‘당진 에코그리드’를 1080억 원 규모로 결성하고 2026년 신청한다. 당진 석문간척지에 120만 m²(약 36만 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만들 펀드다. 일반 스마트팜 단지보다 6배 이상 넓은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이자 친환경 기조에 발맞춘 차세대 탄소중립형 스마트팜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트너는 대한제강이다.

대한제강은 2028년 당진에 자회사 YK스틸 제강 공장을 세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고온의 폐열을 스마트팜에 공급해 겨울에는 난방을, 여름에는 흡수식 냉방을 하도록 돕는다. 이에 따라 스마트팜의 에너지 소모 비용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팜은 이 과정에서 절약한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YK스틸에 제공한다. 이 역시 YK스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충남도는 민선 9기까지 당진 석문간척지 스마트팜 단지의 규모를 330만 m²(약 100만 평)로 넓힌다. 이곳에 청년 임대 및 분양 온실, 육묘장과 농산물 가공·유통센터, 저온저장고와 선별포장센터 등 스마트팜 연관 산업 전반을 다룰 시설도 마련한다. 이곳을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로 지정해 시설 건립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스마트팜 농민 대상 임대료 감면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민선 8기 ‘힘쎈충남’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팜은 스마트 농업의 상징이자 미래 농산업의 주축 기술로 불린다. 도는 공공 지원과 자립 지원을 더해 청년 농업인이 스마트 영농에 도전해 연간 최소 5000만 원의 소득을 보장받도록 돕는 충남형 스마트팜을 고안하고 지원 정책을 만들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농업·농촌 발전 없이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소신이다. 농업 발전을 이끌고 싶은 청년은 충남으로 오라고 자신 있게 권한다. 열정만 있다면 스마트팜으로 남부럽잖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분양형, 임대형, 자립형 등 맞춤형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인규 기자 anold3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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