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시 린가드 / 한국프로축구연맹 |
[OSEN=노진주 기자] 제시 린가드(33)가 정든 FC서울을 떠난 뒤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느꼈던 점을 말했다. 인프라엔 다소 실망했지만 동료들과 팬들에 대한 기억은 좋다고 들려줬다.
린가드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봤다. 이젠 전 소속팀이 된 서울에서의 생활과 훈련 환경에 대해 가감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린가드는 최근 K리그1에서 두 시즌을 소화했다. 서울 소속으로 리그와 아시아 무대를 오갔다.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6차전(1-1 무)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그는 한국 생활에서 가장 낯설었던 점으로 훈련 인프라를 언급했다. 린가드는 "훈련장에 식당이 없었다. 탈의실에 앉을 의자도 부족했다. 겨울에는 난방이 되지 않아 눈과 얼음 때문에 훈련을 진행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가 좋은 유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린가드는 이런 부분이 처음에 놀라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황을 받아들이게 됐다.
식사 문화도 인상 깊은 부분으로 남아 있다고. 린가드는 "팀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수저 들기 전까지 아무도 식사를 하지 않았다. 내가 먹지 않으면 동료들도 음식을 먹지 못했다. 상당한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인프라는 아쉬웠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서울 생활이 행복했다고 말한 린가드는 "통역사 기지용과 관계가 무척 좋았다. 어린 선수들에게선 한글을 배우기도 했다. 이후 한국 선수들과 단둘이 외식할 정도로 상당히 (한국말이 꽤 늘고) 적응을 잘했다"라고 들려줬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
서울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린가드는 멜버른 시티를 상대로 전반 31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골'로 한 것이다.
경기 후 린가드는 상영된 헌정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는데 당시를 떠올리며 "감정이 북받쳤다"라며 "이미 나는 팬들과 깊은 유대가 형성됐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때와 비슷한 감정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 이름도 잠깐 언급했다. 린가드는 "한강이 보이는 집에서 살았는데 같은 건물에 손흥민 집도 있었다. 훈련장에서 몇 차례 마주친 기억이 있다"라고 했다.
그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린가드는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팀을 찾는 동안에도 체력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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