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방문... "기술 경쟁력 회복" 주문

미국 출장 귀국 후 일주일 만
실적 좋은 반도체 부문 격려
제조 자동화와 AI 활용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업장을 방문했다. 올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반도체 부문 임직원 사기를 북돋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이 회장이 경기 기흥캠퍼스의 DS부문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 ‘NRD-K'를 방문해 차세대 R&D 시설 현황과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등 차세대 제품을 살펴봤다고 밝혔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한 최첨단 복합 R&D 단지로, 공정 미세화에 따르는 기술 한계 극복과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경기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디지털 트윈과 로봇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과 AI 기술 활용 현황을 점검했다. 이어 전영현 DS부문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주요 경영진과 글로벌 첨단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와 미래 전략을 논의하고, HBM을 비롯한 최첨단 반도체 제품 사업화에 기여한 개발·제조·품질 관련 현장 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의 국내 사업장 방문은 지난 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뒤 약 일주일 만이다. 최근 실적이 좋은 반도체 부문을 이 회장이 직접 격려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을 확대하며 실적을 회복했고,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범용 D램 가격이 상승하며 영업이익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33년 만에 SK하이닉스에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내줬으나,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번 분기 탈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말하며 AI반도체 시대 차세대 제품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성능 테스트에서 삼성전자 제품이 경쟁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내년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HBM4 공급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