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올해 하반기 기본급의 최대 100% 성과급을 받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2일 오후 사내망을 통해 올해 하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을 공지했다. TAI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적을 토대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등 지급한다. 지급일은 오는 24일이다.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100%의 TAI가 책정됐다. 올해 상반기에 25%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상승했다. 하반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고객사를 확대하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범용 D램 가격이 상승해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이 상반기 약 6조3,500억 원에서 하반기 23조 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걸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30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메모리사업부 외에 DS 부문 내에서는 시스템LSI가 25%, 파운드리가 25%, 반도체연구소가 100%의 지급률이 공지됐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사업부는 각각 월 기본급의 37.5%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 갤럭시 Z폴드와 플립 7의 판매 호조로 75%가 책정됐다. 의료기기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도 각각 75%의 TAI를 받는다.
한편 반도체 호황에 따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보상체계 개편을 요구하면서 향후 성과급 지급 수준이 더 확대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2026년 임금 교섭’ 1차 교섭에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해제’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OPI는 연 1회 초과이익의 20%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는 보상 제도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최근 노사 협상 끝에 OPI 상한을 폐지하자 삼성 노조 역시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반도체 실적 개선에 따른 노조의 성과 보상 요구와 미래 불확실성 대비를 중시하는 사측 간의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