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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엡스타인 파일'서 지웠던 트럼프 사진 복원

중앙일보 김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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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엡스타인 파일'서 지웠던 트럼프 사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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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관련 파일 공개 후 하루 만에 삭제했던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21일(이하 현지시간) 복원해 공개했다. 앞서 19일 엡스타인 파일을 일부 공개하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온 사진을 삭제했다”고 해명했으나 은폐 시도에 대한 비판이 일자 수습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프리 앱스타인(왼쪽부터)이 한 여성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프리 앱스타인(왼쪽부터)이 한 여성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법무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검토 대상으로 분류했다”며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해당 사진을 일시 삭제하고 추가 검토한 결과 사진에 엡스타인 사건 피해자가 포함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진을 어떠한 수정이나 가림 처리 없이 다시 게시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재공개에 앞서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은 NBC에 출연해 “공개한 사진 속에 피해 여성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사진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엡스타인 파일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든 문서·사진을 공개한다고 보장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지난 19일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라 엡스타인 사건 수사 관련 문서를 웹사이트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 모습이 담긴 사진을 포함한 자료 16장을 슬그머니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삭제한 사진엔 젊은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옛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 등과 찍은 모습이 담겼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공개한 문서가 전체 증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즉각 모든 파일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을 공동발의한 민주당 로카나 하원의원은 “이번 공개 자료는 너무 많은 부분이 삭제돼 불완전하다”고 꼬집었다. 초기 피해자 중 한명으로 알려진 제스 마이클스는 “도대체 무엇을 보호하고 있나. 은폐는 계속된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자신의 자택과 별장 등에서 미성년자 수십 명 등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가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정·재계와 문화계 유력 인사를 포함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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