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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영끌하는 30대···1인당 주담대 2.9억 받았다

서울경제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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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영끌하는 30대···1인당 주담대 2.9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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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전체 신규 취급액 평균은 2.3억
30대 주담대 규모가 가장 많아
서울 집값 급등에도 상승 기대감
6·27대책 이전 '막차 수요' 몰려


올 3분기 차주 1인당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수도권에 사는 30대가 일명 ‘영끌’ 대출로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편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차주당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평균 2억 2707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2억 995만 원)보다 1712만 원(8.2%)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주담대는 통상 주택 매매 계약 이후 약 2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행된다. 이에 따라 6·27 부동산 대책 이전인 4~5월 체결된 주택 매매 계약이 3분기 주담대 실행으로 반영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규제 강화 전 ‘막차’ 수요가 대출 규모를 키운 셈이다.

차주당 주담대 규모는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만 해도 1억 3823만 원에 그쳤다. 이후 집값 상승과 함께 대출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 2024년 들어 2억 원대를 넘어섰고 올해 3분기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추가 상승 기대가 주담대 수요를 자극하면서 다시 서울 집값 강세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주담대는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해 기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6·27 대책 이후 대출 둔화 흐름이 반영되면서 신규 취급 차주 수 자체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차주 수는 줄었지만 1인당 빌린 돈의 규모는 커졌다는 뜻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3분기 서울의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억 5991만 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호남권(1억 5539만 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평균 2억 7922만 원으로 집계됐고 대구·경북권은 1억 8834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큰 규모의 주담대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30대 차주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인당 평균 2억 8792만 원으로 전체 차주 평균보다 26.8% 많았다. 40대는 2억 4627만 원, 20대는 2억 2007만 원이었다. 전체 주담대 신규 취급액 가운데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7.8%로 40대(28.8%)를 크게 웃돌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 차주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평균 2억 4083만 원으로 여성(2억 574만 원)보다 많았다. 비중으로는 남성이 64.5%, 여성은 35.5%로 나타났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을 모두 포함한 3분기 전체 가계대출의 차주당 신규 취급액은 평균 3852만 원으로 전 분기보다 26만 원 늘어나며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차주 1인당 가계대출 금액은 주담대뿐 아니라 소액의 신용대출만 받은 차주까지 모두 포함되면서 모수가 확대된 영향으로 금액이 작아보이는 효과가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를 새로 편제해 앞으로 분기별로 정기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계부채 통계는 대출 기관·용도별 중심으로 발표돼 차주의 연령·지역 등 특성별 분석은 부정기적인 보고서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왔다.

이번 통계는 나이스 개인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대출자 가운데 표본 4.8%에 해당하는 235만 명을 분석해 차주별 대출 추이를 살펴본 것이 특징이다. 한은 관계자는 “차주의 특성과 이용 행태별 신규 취급액을 중심으로 미시적으로 분석했다”며 “기존 잔액 기준 통계와 달리 현재 가계부채의 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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