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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비수기로 라운드 횟수가 줄어드는 겨울이지만, 진성 골퍼에게 겨울은 '스윙 점검'하기 딱 좋은 기회다. 투어 선수들도 겨울철 다음 시즌을 대비해 체력과 스윙 교정에 최선을 다한다. 겨울철 흘린 땀이 시즌 성적과 직결됨을 선수 본인이 더 잘 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레벨에 맞는 겨울 연습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우선 초보 골퍼에게 겨울은 '스윙 기초'를 만드는 시기다. 견고한 그립과 테이크백, 다운스윙의 연결을 익히고 클럽과 신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감각을 만들어야 한다. 처음 2~3개월간은 공을 멀리 치는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7번(혹은 선호하는 클럽) 아이언으로 하프스윙부터 풀스윙까지 단계를 구분해 연습하고 스마트폰으로 측면과 정면을 번갈아 촬영해 점검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김수현 펀앤골프 원장은 "초보일수록 겨울에 동작이 굳기 쉽다"며 "지금 잘못된 패턴을 잡아내면 1년의 스윙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보기 플레이어라면 약점 보완이 우선이다. 90개 정도 치는 골퍼는 일관성 부족으로 구질이 흔들리고 임팩트 시 페이스 면 변동성이 커 특히 티샷에서 스코어를 많이 잃는다. 겨울에는 이런 문제점을 교정하기 좋다. 특히 공기 밀도가 높아져 비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발사각과 스핀양 조절이 중요해진다. 드라이버 발사각을 1~2도 올리고 스핀을 200~300rpm 낮추면 계절 변화에 따른 손해를 줄일 수 있다. 40~70m 웨지샷과 퍼팅 템포 연습은 가장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영역이다. 안백준 KPGA 프로는 "봄에 스코어를 급격히 줄이는 사람 대부분이 겨울에 숏게임을 집중적으로 다듬은 골퍼"라며 "보기 플레이어가 가장 빠르게 타수를 줄이는 핵심은 70야드 이내"라고 강조했다.
80대 중급자에게 겨울은 강점을 극대화하는 시기다. 이미 스윙 리듬과 템포가 자리 잡은 단계이므로 큰 변화보다 '미세 조정'이 더 효과적이다. 드라이버 샤프트나 아이언 로프트를 재정렬해 일관성과 거리 간격을 확실히 만드는 방식이다. 특히 웨지 거리의 일관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피팅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급자는 겨울철 장비 세팅만 제대로 바꿔도 스코어가 2~3타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싱글·로핸디 골퍼에게 겨울은 디테일의 계절이다. 이들은 이미 자신만의 메커니즘을 완성한 단계다. 좀 더 프로다운 샷을 가다듬어 필살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또 다양한 상황에서 기술샷과 트러블샷을 연습하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체력적인 부분도 보강해야 한다. 전반 이븐이나 언더파를 치다가도 후반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골퍼가 꽤 있다.
연습만큼 중요한 것이 겨울철 부상 관리다. 근육 온도가 1~2도만 떨어져도 부상 위험이 크게 증가하며 차가운 공은 충격량을 크게 키워 손목·팔꿈치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연습 전 최소 5분 이상 워밍업과 동적 스트레칭이 필수다.
이상진 골프의학 전문의는 "근육이 차가운 상태에서 갑자기 풀스윙을 하면 허리·햄스트링·손목 부상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며 "겨울엔 하프스윙부터 천천히 스피드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비 점검 역시 겨울에 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립 교체, 라이·로프트 분석, 드라이버 샤프트 토크 조정 등은 시즌 초반 경기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클럽 피팅숍 전문가의 진단을 추천한다. 아마추어 골퍼가 자신의 스윙에 맞지 않는 장비 세팅으로 골프에 흥미를 잃는 일이 생각보다 흔하다. 피팅만 제대로 해도 비거리 증가와 방향성 개선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겨울은 골프를 쉬는 계절이 아니다. 오히려 실력 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는 계절이다. 초보는 기본기를, 보기 플레이어는 약점을, 중급자는 강점을, 싱글은 디테일을 다듬어야 한다. 특히 필드 플레이를 대비해 동반자 배려를 위한 에티켓 공부는 필수다.
[김백상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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