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더팩트 언론사 이미지

“필라테스·요가 다음은 복싱” 여성 생활체육이 만들 격투기 미래 [오승혁의 '현장']

더팩트
원문보기

“필라테스·요가 다음은 복싱” 여성 생활체육이 만들 격투기 미래 [오승혁의 '현장']

서울맑음 / -3.9 °

21일 경기도 안산서 열린 투기 종목 박람회 현장
체육관 대신 호텔, 승패 보다 응원...한국 격투기의 미래


21일 '오승혁의 '현장''은 경기도 안산 호텔 스퀘어에서 열린 여성 생활체육 복싱 대회 겸 한국 투기 종목 박람회를 찾아 여성 생활체육의 미래를 취재했다. /경기도 안산=오승혁 기자

21일 '오승혁의 '현장''은 경기도 안산 호텔 스퀘어에서 열린 여성 생활체육 복싱 대회 겸 한국 투기 종목 박람회를 찾아 여성 생활체육의 미래를 취재했다. /경기도 안산=오승혁 기자


[더팩트|경기도 안산=오승혁 기자] "필라테스, 요가 모두 여성분들의 관심이 흥행을 이끌었어요. '골때녀'(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 이후에 여성 축구팀이 확 늘어난 것도 사실이고요. 저는 복싱 역시 여성분들의 생활체육 흥행으로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신희섭 WBF 아시아퍼시픽 슈퍼웰터급 챔피언, 한국 격투 박람회(Korea Fight Fair)·퀸즈 아레나 주최자)

21일 '오승혁의 '현장''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호텔 스퀘어를 찾았다.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이곳 2층 홀에서 복싱 프로 대회와 '퀸즈 아레나' 여성 생활체육 복싱 대회가 열렸다. 의류, 글러브, 닭가슴살, 맞춤형 디자인 마우스 피스, 마사지기, 체육관 인테리어 업체들의 부스도 함께 운영된 국내 최초 투기 종목 박람회다.



보통의 투기 종목 경기가 시합만 운영되고 종료하는 것과 달리 경기 전후로 선수들의 응원을 위해 현장에 함께 온 이들이 여러 부스를 구경하며 즐기는 모습은 축제를 연상시켰다.

체육관 동료나 친구, 지인으로 보이는 이들은 경기 때마다 "언니! 멋있다"를 외치며 경기 중에 "투를 더 깊게 뻗어!" "붙어!" 등의 코칭을 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신희섭 WBF 아시아퍼시픽 슈퍼웰터급 챔피언은 "무쇠소녀단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배우들이 복싱 생활체육대회에 나간 이후 여성 생활체육과 복싱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커졌다"고 했다.

이어 "그 흐름을 실제 현장으로 옮기고 싶고 복싱 붐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 격투기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늘리고 이번 행사처럼 참여한 격투기 관련 브랜드들의 성장이 같이 이뤄진다면 선수들에 대한 후원과 무대 확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장 분위기는 기존 프로 대회와 확연히 달랐다. 응원은 더 적극적이었고, 선수들 간의 경쟁보다 서로를 응원하고 경험을 즐기는 문화가 강했다.


신희섭 대표는 "운동은 결국 웰니스(wellness)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에 맞는, 조금은 힙한 감성으로 가고 싶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밝고 환한 행사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1988년생인 신희섭 대표는 서른살에 프로 복서로 데뷔한 뒤 서른일곱살의 나이로 올해 세계 복싱 단체인 WBF 아시아퍼시픽 슈퍼 웰터급 챔피언에 올라 화제를 모은 복서다.

중학생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하다가 운동의 길을 접은 뒤 20대 후반에 복싱이 자신의 삶을 바꿨다며, 체육인들을 위한 닭가슴살, 오트밀 등을 파는 요식업과 복싱 용품 사업 등을 운영해 복싱의 전국적인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신 대표는 "여성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여러 운동 종목의 흥행을 이끄는 것을 봤다"며 "여성 참가자들의 에너지가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 내년에는 더 많은 브랜드를 유치하고, 장기적으로는 서울 등 더 큰 무대에서 행사를 열고 싶다"고 했다.

호텔에서 열린 생활체육 대회라는 점은 처음엔 의아함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둘러본 관람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체육관 대회와는 다르게 축제 같았다", "신나고 편안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신 대표는 "목표는 프로 대회가 아니다. 생활체육이다. 하지만 생활체육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스폰과 기회가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승패와 함께 서로의 성장과 응원을 중요시하며 경기 후에는 내일을 위해 운동복과 장비, 체육관 인테리어 등을 고민하는 현장에서 투기 종목도 피트니스와 같은 붐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읽었다.

sho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