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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김범수 등 기업인, ‘같은 골프장’ 옆에 사는 이유는 [부동산360]

헤럴드경제 김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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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김범수 등 기업인, ‘같은 골프장’ 옆에 사는 이유는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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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분당구 남서울CC 인근 고급주택단지
남서울빌리지·남서울파크힐 등 회장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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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구 분당구에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단독주택 정문. 김희량 기자

성남구 분당구에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단독주택 정문. 김희량 기자



서울 인근에서 여기처럼 주택 대지 하나가 400평이 넘는 곳은 이제는 찾기도, 나오기도 어렵거든요. 지하가 용적률에 안 들어가서 남서울파크힐에는 수영장, 성큰(sunken, 지하 개방 공간의 정원), 영화관 등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놓고 사시는 분들이 많아요.성남구 분당구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처음 가 본 사람은 집을 찾는 데에만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 내비게이션으로 찍고 갈 만한 식당도, 카페도 주변엔 없다. 골프장을 배후에 두고 쾌적한 자연경관을 갖춘 남서울CC(컨트리클럽) 인근의 고급주택 단지. 이곳은 주변 시선에서 벗어난 숨겨진 마을이다.

남서울CC 우측에는 11개의 단독주택이 모여있는 백현동 ‘남서울빌리지’와 서측 하산운동~대장동에 걸쳐 있는 남서울파크힐 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인근 판교공원 면적에 버금가는 30만평의 이 골프장은 이곳 거주자들을 위한 ‘공동의 정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단기가 설치된 성남 분당구 남서울빌리지. 김희량 기자

차단기가 설치된 성남 분당구 남서울빌리지. 김희량 기자



남서울CC 동측 가장자리에 둘러싸인 형태의 남서울빌리지에는 ‘경기도에서 가장 비싼 집(개별주택가격 기준, 162억원)’에 10년 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 단독주택(연면적 3049㎡)이 있다. 온라인 지도에서도 보이지 않는 이곳은 정 회장이 신접살림을 마련했던 곳이다. 철제 아치형 출입문이 돋보이는 스페인 양식의 저택으로, 이웃집 또한 한곳 한곳의 규모가 웅장하다. 이 지역을 잘 아는 한 공인중개사는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차단기가 있어 외부인은 마을을 걷는 것에서부터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주민들이 외부인 방문을 꺼려 벌금을 내고서라도 유지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서울CC 인근 남서울파크힐 단지 과거 사진. [녹산리얼티 제공]

남서울CC 인근 남서울파크힐 단지 과거 사진. [녹산리얼티 제공]



이 일대는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왼쪽은 서판교, 동측은 동판교로 불린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상업지구와 아파트가 모인 동판교보다 인구 밀도가 낮고 타운하우스 등이 밀집한 서판교가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남서울CC 주변 단지는 이 SK아펠바움, 더디바인, 월든힐스 등 서판교 타운하우스 지역과도 ‘독립된 주거지’로 구분된다.

① 이제는 찾기 힘든 강남권 내 넓은 대지의 남향 주택

골프장을 두고 남서울빌리지의 반대편에 있는 남서울파크힐은 100여 세대가 모여있는 단독주택 단지다.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단지와 연결돼 있어서 골프클럽 안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한국판 베벌리힐스(Beverly Hills)’라 불리는 곳으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을 비롯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기업 총수들이 집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 단지는 1971년 남서울CC가 개장하면서 조성됐다. 남서울CC는 GS그룹이 만든 18홀 회원제 고급 골프장이었는데 당시 택지조성사업에 따른 산림개간허가를 받고 주택단지 기반 공사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오랜 기간 건축허가가 나지 않아 2000년대 들어 개별 주택들이 신축되기 시작했다.

성남구 분당구 남서울파크힐 단지 내 한 단독주택의 모습. [독자 제공]

성남구 분당구 남서울파크힐 단지 내 한 단독주택의 모습. [독자 제공]



이 일대 한 공인중개사는 “골프장 개장 이후 재벌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데 알음알음 주변 땅들이 지인들 간에 싸게 거래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면서 “판교 개발 전부터 ‘그들만의 아방궁’처럼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의 주택들이 가진 차별점 중 하나는 넓은 대지 면적이다. 전체 단지 면적은 4만평이 넘고 아직도 집이 지어지지 않은 나대지가 존재한다.

김규태 서판교역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남서울파크힐은 대지 면적이 660㎡~2810㎡(200평~850평) 정도인 남향 단지로, 서울에선 찾기도 어렵고 땅이 없어 신규 공급도 못한다”면서 “현재 평당가는 150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규모의 집은 찾기 어렵다 서판교에 있는 SK아펠바움의 세대별 대지면적은 330~596㎡(100평~180평)으로 남서울파크힐에선 ‘가장 작은 집’인 셈이다.

성남 분당구 남서울파크힐 단지 내 한 주택. 김희량 기자

성남 분당구 남서울파크힐 단지 내 한 주택. 김희량 기자



대지 면적이 넓으면 조망 확보, 사생활 보호에도 유리하다. 동시에 남서울파크힐의 경우 단지 전체부지가 남쪽으로 경사면이 있어 지하공간을 크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개별 와인룸을 비롯해 수영장, 체육시설 등 면적에 구애받지 않는 맞춤형 공간을 만드는 거주자들이 많다.


특히 남서울파크힐은 용적률 80%, 건폐율 20%이면서 택지의 도로 및 공용 면적 편입률이 0%이다. 이 경우 실사용할 수 있는 순수 대지면적이 보장되고 향후 관리나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김만표 녹산리얼티 대표는 “지하층 면적만 수백평이 되는 집도 있다”라면서 “지상 2층 주택이지만 체감으로는 4~5층 짜리 집을 만드는 게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주택의 경우 거실과 침실 등이 모두 지하에 있어 거주자의 동선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다.

② 시선에선 멀지만 서울은 가까워…게이티드 커뮤니티

남서울CC 인근 주택 단지들은 입지적 폐쇄성은 물론 단지 출입을 철저히 관리해 대중의 시선에서 동떨어졌다. 외부인의 자유로운 보행이 제한되는 사실상의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다. 반면 차를 통한 거주자의 이동은 수월하다. 서측으로는 용인서울고속도로, 동측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있어 강남과는 차량 20분 내 이동이 가능해서다.

태봉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은 골프장 이외 다른 시설이 없고 바람이 위아래로 순환하기 쉬운 구조라 공기의 질이 쾌적한 편이다. 고밀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조망 또한 보장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출퇴근 횟수나 시간대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분들, 직접 경영에서는 물러나신 회장님들이 많이 산다”라면서 “다만 주변에 편의시설이 사실상 전무하고 차가 없다면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큰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현재 600평짜리 나대지가 시세 100억원 수준”이라며 “주택은 최소 80억에서 180억원까지 있고 1년에 한두 개 정도 거래가 되는데 집마다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있는 것도 기타 단지들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③ 남서울 상징성…골프장=시간·에너지 관리도 유리

골프장 인근 입지는 실거주자들을 소음, 먼지, 높은 밀도 등으로 대표되는 도심의 환경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특히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골프장 주변 녹지는 삶의 질과 연결되기 때문에 해외 유명 도시에서도 골프 컨트리 클럽 옆 부촌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유명 부촌인 엘에이의 베벌리힐스 또한 LA 컨트리클럽 주변에 형성된 게 대표적이다. 중국 상해의 ‘톰슨 골프 빌라’ 또한 골프장 인근에 있는 손에 꼽히는 세계적인 부촌 중의 하나다.

이 경우 기업 오너들은 비즈니스를 위한 시간관리나 라운딩 같은 교류 활동을 하는데도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다만 인근 부동산들은 커뮤니티의 확장성을 한계로 꼽는다. 한 부동산관계자는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최근 고급 아파트들 트렌드와는 다르게 같은 동네지만 양의 측면에서는 제한된 게 사실”이라며 “한남동 아파트나 고급 주상복합과는 차별화되는 ‘회장님 마을’에 산다는 상징성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