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사진 | 디즈니+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누구보다 건실했다. 늘 미소로 팬들을 대했다. 선한 얼굴이 유독 잘 어울렸다. 악인을 연기할 기회조차 흔치 않았다. 엑소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도경수의 잔상이다. 변신을 시도했다. 디즈니+ ‘조각도시’에서다. 사이코패스 요한에 도전했다. 호평 일색이다.
요한의 상상은 무섭다. 한 사람을 타겟으로 삼는다. 몇 가지 상황을 설계한다. 타겟이 그 함정에 빠지는 순간, 살인 용의자가 된다. 진짜 살인범은 살아남고, 가짜 살인범의 인생은 지옥으로 바뀐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마구잡이로 바꾸는 사악한 악인이 요한이다.
도경수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다른 작품의 캐릭터는 참고하지 않고 나만의 상상으로 그려나간 캐릭터다. 사이코패스 다큐멘터리를 주로 봤다. 그들이 가진 사상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악은 아니다. 늘 밝게 웃고 있다. 때론 너무 순수해서 바보 같은 느낌도 있다. 초반부에는 어딘가 엉성한데, 후반부로 갈 수록 그 웃음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디즈니+ ‘조각도시’ 도경수.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어릴 적 제 사진이랑 묘하게 겹쳐요. 진짜 어린 아이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뭔가에 집중해서 좋아하는 건 같은 맥락이잖아요. 장난감 가지고 놀듯이 살인을 하는 인간인 거죠. 요한이는 무언가를 설계해서 사람을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게 즐거움이죠. ”
스펙트럼의 확장이다. 사연 있는 인물이나 절대선을 표현해 온 도경수가 극한의 악을 연기한 점에서 그렇다. 사실상 기회도 많지 않았다. 첫 악역 연기에 부담은 없었다. 그저 잘 표현해야겠다는 집중만 있었다.
“스펙트럼이 넓어진 걸까요. 재밌는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안 해봤던 연기니까, 도전하고 싶었어요. 버킷리스트에 악역 연기가 있었는데, 체크가 된 거죠.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어요.”
사적으로도 친한 이광수와 호흡을 맞췄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도경(이광수 분)은 요한의 VIP 고객이다. 막대한 부를 안겨주는 대신 살인 혐의에서 완전히 빠져 나간다. 두 악인의 티키타카가 이 작품의 묘미 중 하나다. 이미 숱한 예능에서 보여준 투샷은 악의 가면을 쓰고 색다른 맛을 남겼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건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순간적인 집중력이 엄청 나더라고요. 웃으면서 대화하다가 카메라가 켜지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어요. 많이 배웠어요. 처음에는 워낙 친하다 보니 연기할 때 눈을 못 쳐다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집중이 더 잘됐던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하면서 놀란 부분이 많았어요.”
도경수. 사진 | 디즈니+ |
도경수는 시대를 풍미한 그룹 엑소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팬들을 만난다. 팀은 내년 1월 정규 8집으로 컴백을 예고했다. 2023년 정규 7집 발매 이후 약 3년 만이다.
“연기도 중요하지만 엑소도 열심히 할 거란 마음은 분명하고 변함없어요. 내년엔 솔로 활동도 할 것 같아요. 사실 배우, 가수 활동을 겸하는 게 쉽진 않아요. 하지만 어느 하나만 할 순 없는 것이고 한 분야를 마치고 나서는 적절히 쉬는 타이밍을 가지면서 다른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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