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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특검 막겠다"던 與, 장동혁·이준석 협공 하루만에 수용

중앙일보 강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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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특검 막겠다"던 與, 장동혁·이준석 협공 하루만에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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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합의 내용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합의 내용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2일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전날 통일교 특검에 전격 합의한 지 하루 만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 회동을 열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8일 김건희 특검이 종료되는 동시에 ‘2차 종합특검’도 곧바로 입법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특검은 3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해병)에서 미진한 부분을 수사하라는 취지여서 통일교 특검은 불가하다고 했으나, 못 받을 것도 없다”면서 “국민의힘이 염원하던 통일교 특검을 민주당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 (통일교) 특검을 할 것을 제안한다”며 “민주당은 수사가 시작됐으니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하며 자중했는데, 국민의힘은 마치 민주당이 뭐라고 있어 특검을 회피하는 줄 알고,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헌법 위반이든, 형법 위반이든 성역 없이 발본색원하자”고 했다.

전날 오전만 해도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통일교 특검에 민주당 입장 변화는 없다”고 브리핑했다. “2차 특검은 못 해도 통일교 특검은 막겠다”(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후 1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오찬 회동의 결과로, 제3자 추천 방식의 ‘통일교 특검 도입’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야당은 이를 합의하면서 민주당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대법원(법원행정처장)이 2명을 추천하고, 그중 1명을 임명하는 ‘제3자 추천방식’”(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을 택했다.

야당에 이어 여권 내부에서마저 요구가 거세지자, 여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에서 “(통일교 특검 찬성 여론조사는) 정교분리 원칙, 헌법을 준수하자는 국민적 요구”라며 “2차 종합 특검에서 통일교 문제를 강하게 다뤄야 한다”고 했다. 강득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이 원한다면 (통일교) 특검은 당연하다”고 썼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란 몰이로 지방선거를 치르려 했는데, 통일교 게이트가 너무 커지면서 외면할 수가 없으니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통일교 특검 수용’ 배경에 대해 “여론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한국갤럽이 16~18일 전화면접방식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일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62%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67%가 찬성해 중도층(65%)과 국민의힘 지지층(60%)을 앞섰다.

다만, 22일 ‘통일교 특검’ 수용 소식이 전해지자, 정청래 대표 지지층이 모인 ‘딴지일보 게시판’엔 “김병기가 세작이다. 드루킹으로 당을 망친 제2의 홍영표”라는 반발도 터져 나왔다.

야당은 ‘통일교 특검’ 수용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특검 수용은) 당연한 일”이라며 “전향적인 수용 입장을 밝혀 환영한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우리가 통과시켜야 하는 특검은 민주당 부패 정치인이 수사받을 수 있는 특검이 돼야 한다”며 “지연 전술을 통해 물타기를 시도하는 특검은 안 된다”고 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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