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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 대교, 여의도 1호 래미안 '환골탈태'

머니투데이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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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 대교, 여의도 1호 래미안 '환골탈태'

서울맑음 / -3.9 °
세계적인 건축가 초청·자문
조합이 이끈 초고급화 전략
한강·교통·학군 갖춘 입지
분담금·공사비 인상이 관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개요/그래픽=최헌정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개요/그래픽=최헌정



1970년대 여의도 개발의 상징으로 지어진 대교아파트가 반세기 만에 '래미안 와이츠'라는 이름의 초고급 단지로 재탄생을 준비한다. '서울의 맨해튼'을 만들겠다며 국가 주도로 개발이 진행되던 시절 고급 맨션을 표방한 대교아파트는 재건축 과정에서도 수차례 변곡점을 지나며 여의도 주거시장의 새 기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신속한 인허가, 글로벌 디자이너의 참여, 초고급 성능요구서 도입 등 정비사업계에서 조합이 이끄는 보기 드문 행보가 이어지지만 공사비 증액과 조합원 분담금 등 현실적 장애물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1975년 준공된 대교아파트는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7길 20 일대 아파트단지다. 현재 총 12층, 4개동, 576가구가 입주해 있다. 강남이 개발되기 이전에 국회의사당 이전과 금융·방송 중심지 육성 등 여의도 개발계획이 본격화한 시기의 산물이다. 당시에는 여의도공원과 한강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강변 고급 맨션'으로 중상류층의 상징적 주거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급격한 노후화가 진행됐고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재건축 필요성이 여의도 내에서도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는 신탁방식이 아닌 조합방식을 추진하다가 속도를 위해 신속통합기획 트랙을 탔고 올해 5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 지난 9월4일 지자체로부터 최종 사업시행인가 고시를 받으며 재건축 9부 능선을 넘었다. 계획안에 따르면 재건축 이후 지하 4층~지상 49층, 4개동 규모로 조성된다.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되고 912가구(임대 144가구 포함)로 기존 대비 약 58% 늘어날 예정이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통상적 수준의 입찰지침서가 아닌 80쪽 분량의 고급 성능요구서를 제시했다. 외관·조경·단열·내진·층고설계뿐 아니라 커뮤니티시설의 기능적·미적 기준까지 세세하게 포함한 사양에 조합 스스로 '압도적 고급화'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적 건축·디자인 스튜디오의 수장인 토머스 헤더윅을 직접 초청, 마스터플랜 자문을 받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입지는 여의도에서도 손꼽힌다. 한강조망권 프리미엄과 금융·정치 중심지, 교통, 학군, 수변공원까지 갖춰 빠지는 것 없는 육각형이다. 서울 도심에서 공원접근성과 강변생활권을 동시에 갖춘 입지는 사실상 희소하다. 5·9호선 '여의도역'과 9호선·신림선 '샛강역' 사이 단지로 두 역 모두 10분 안팎으로 걸어서 이용 가능하다. 단지 바로 옆에 여의도초, 여의도중, 여의도여고, 여의도고가 모두 붙어 있다.

시장에서는 래미안의 초기 분양가가 3.3㎡당 6000만~7000만원대에 책정되고 입주 후 9000만~1억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강조망이 확보된 상층부는 서초·용산구 대형급과 가격대가 맞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공사비 인상 요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급 마감재와 특화설계, 조경·커뮤니티 조성비용, 헤더윅스튜디오 자문료 등은 모두 사업비를 올리는 요인이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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