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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1000세대에 단 4건…월세 상승률도 사상 최고

중앙일보 백민정.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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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1000세대에 단 4건…월세 상승률도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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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 아이파크’는 1000세대 대단지지만 21일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은 단 4건이다. 인근 중학교에 내년 입학하는 아이가 있는 남모씨는 “한 달 전부터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씨가 말랐다”며 “그나마 월세 매물은 있는데 너무 비싸서 이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9억5000만원, 반전세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60만원(전세 환산으로는 10억원)에 이른다. 한 달 전 거래 가격보다 전세는 7000만원, 반전세는 1억원가량 올랐다.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가량 지나며 전월세 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이사가 한창일 때지만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이면서다. 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반전세)화’에 속도가 붙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4194건으로, 올해 초보다 24% 줄었다. 강북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성북구는 올 초 전세 매물이 900여 건이었지만 지금은 200건대로 급감(-79%)했다. 강동(-70%)·광진(-65%)·동대문구(-57%) 등도 감소세가 크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10·15 대책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어렵다 보니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가 줄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올해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기존 100%에서 80%로 축소된 영향도 크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서울 아파트에서 전세가 반전세 등 월세로 바뀐 갱신 계약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38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6건)보다 62% 늘었다(직방 집계). 또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올랐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상승률 3%를 넘었다(한국부동산원).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는 평균 147만6000원(보증금 1억9479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국 4인 가구 중위소득(약 610만원)을 고려하면 소득의 20%를 매달 월세로 지출하는 셈이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공급 부족에 전월세난은 내년에도 지속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1만387가구로, 올해(27만8088가구)보다 24.3% 줄어든다. 서울의 감소 폭이 특히 크다. 올해 4만2611가구가 입주했는데 내년 입주 물량은 2만9161가구에 그친다(-31.6%).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위원은 “아파트보다 단기간에 지을 수 있는 비아파트 건설임대 관련 규제를 정부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정·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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