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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나銀, 기업 여신심사에 AI 도입···업무량 30% 줄인다

서울경제 김우보 기자,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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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나銀, 기업 여신심사에 AI 도입···업무량 30%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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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금융권 첫 시행
사업보고서·재무 등 데이터 분석
생성형AI 기반 심사의견 초안 작성
직원은 현장방문 늘려 비계량 평가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투입 가속"


하나은행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업 여신 심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AI를 여신 심사에 도입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현장 방문과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한 대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하나은행의 AI 도입이 생산적 금융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내년 1월부터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기업 여신 심사 업무에 적용한다.

새 시스템은 AI가 기업 여신 심사 의견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게 뼈대다. AI가 업체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재무제표 등을 바탕으로 은행 내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추가로 산업 현황과 대출의 특징·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감안해 안을 만든다. 담당 직원들은 이를 근거로 추가 검토와 심사를 거쳐 여신을 시행하게 된다.

AI가 초안을 만드는 만큼 심사역을 비롯해 은행 직원들의 업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 안팎에서는 업무의 30%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심사 의견 작성에는 3~15일 안팎이 소요된다. 하나금융의 관계자는 “기업 여신 업무 중에서 높은 전문성과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게 심사 의견 작성”이라며 “AI로 심사 의견을 자동화하면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티아이·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 그룹 내 역량을 결집해 이룬 성과다. 하나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업계에서 최초로 AI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운영해왔다.

기업 여신 담당자들은 업무 부담이 줄어든 만큼 현장 방문을 늘릴 계획이다. 이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비계량적인 요소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돼 심사의 질이 높아지게 된다. 하나은행은 내년 1월 일부 영업점에 이를 시범 적용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영업점에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AI 여신 심사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AI 기업 여신 심사 시스템 개발을 계기로 현장 직원들에게 생산적 금융 연수도 실시했다. 전국에 있는 기업담당(RM) 및 실무 직원 약 300명을 대상으로 △생산적 금융의 배경과 필요성 △정부의 생산적 금융 지원 방안 △그룹의 중장기 방향 등을 공유했다.

하나금융은 내년에도 격월로 연수를 진행해 은행권 내에서 생산적 금융을 선도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경제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과 포용 금융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5년간 100조 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나은행의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생산적 금융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물경제 활동을 뒷받침하고 생산과 고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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