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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미의 기준 악명 높아"…탈모인 돕기 나선 李 대통령에 외신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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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미의 기준 악명 높아"…탈모인 돕기 나선 李 대통령에 외신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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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이 대통령 업무보고 발언 보도
이재명 대통령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와 관련해 외신이 집중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탈모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탈모 치료가 과거에는 미용 목적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생존의 문제"라며 "재정적으로 너무 부담된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 등으로 (건보 적용을) 한번 검토는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2025.1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탈모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탈모 치료가 과거에는 미용 목적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생존의 문제"라며 "재정적으로 너무 부담된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 등으로 (건보 적용을) 한번 검토는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2025.1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생존의 문제: 탈모 치료 자금 지원을 원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깔끔한 헤어스타일의 한국 대통령이 탈모로 고민하는 국민 돕기에 나섰다"라고 전했다.

지난 16일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탈모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탈모 치료가 과거에는 미용 목적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생존의 문제"라며 "재정적으로 너무 부담된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 등으로 (건보 적용을) 한번 검토는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당시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을 공약하기도 했다. 다만 21대 대선 과정에서는 이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BBC는 "한국은 미의 기준이 엄격하기로 악명 높다"며 "대머리는 젊은이들에게 사회적인 낙인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탈모로 병원을 찾은 전국 24만명 중 40%가 20대 또는 30대였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지하철 종로5가역 인근 탈모약 처방 병원에서 탈모약 처방 광고를 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종로5가역 인근 탈모약 처방 병원에서 탈모약 처방 광고를 하고 있다.


외신은 탈모 지원과 관련해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고 짚었다. 탈모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30대 남성 송모씨는 BBC에 "이번 조처는 표를 얻기 위한 정책처럼 느껴진다"라고 이야기했다. 탈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또 다른 30대 남성 이모씨도 "탈모 치료제 지원을 해주면 감사하지만, 건강보험은 이미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신적인 고통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이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외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인용하며 "탈모가 사회에서 생존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면, 그 사회를 바꾸는 것은 정치의 역할이어야 한다"라는 지적도 소개했다. 이어 탈모 치료 지원보다 더 취약한 계층을 돕는 일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SNS에는 한국의 높은 자살률과 여성 혐오 등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라고도 전했다.


해당 정책은 정치적 의도라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계속해서 다루고 추가 조처를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남성 유권자들을 겨냥한 매우 전략적인 제스처로, '나도 당신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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