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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254까지 치솟더니 쓰러진 남성…'이 음료' 하루 8캔 마셔

머니투데이 구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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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254까지 치솟더니 쓰러진 남성…'이 음료' 하루 8캔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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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를 하지 않은 50대가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즐겨 마시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은 50대가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즐겨 마시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은 50대가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즐겨 마시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영국의학저널에 게재된 노팅엄대병원 신경학과 의료진의 보고서를 소개했다.

영국 노팅엄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는 어느 날 왼쪽 몸 전체의 감각이 없어지고 균형을 잃는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갔다.

A씨는 흡연·음주를 하지 않는데도 수축기 혈압이 254, 이완기 혈압이 150이었다. 이는 정상 혈압(80/120)을 2배 초과한 수치다.

CT 혈관조영술 검사 결과, A씨는 뇌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며 좁아지는 '가역적 뇌혈관 수축 증후군 (RCVS)'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선 운동 및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중계소 역할을 하는 시상에서 조직 괴사가 확인됐다.

이 남성은 최종적으로 우측 시상부 열공성 뇌졸중 진단을 받고 입원해 물리치료 등을 받았다. 항혈전제, 콜레스테롤 저하제, 혈압약도 복용했다.


A씨는 퇴원한 후에도 3개월 간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저림 증상이 이어졌고 혈압도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유지돼 혈압약을 추가로 복용했다.

의료진은 후속 진료 과정에서 A씨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이유를 알게됐다.

의료진이 A씨에게 생활 습관에 대해 자세히 물었더니, A씨는 하루 평균 8캔의 고농도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고 답했다. 각 캔에는 16온스(약 473㎖)당 160㎎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하루 평균 약 1.2g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셈이다. 카페인 일일 최대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400㎎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의료진이 A씨에게 에너지 드링크 섭취를 중단하라고 하자 혈압은 빠르게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A씨는 에너지 드링크를 끊은 지 3주 만에 처방받은 모든 약 복용을 중단하게 됐다.

3개월·6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고혈압이 완전히 해소되고, 뇌졸중에서도 완전히 회복해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한다. 8년 뒤에도 A씨는 더 이상 뇌졸중을 겪진 않았다. 다만 첫 뇌졸중으로 인한 왼쪽 감각 이상은 여전히 남았다고 한다.

의료진은 에너지 드링크 섭취가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료진은 "의료 전문가들은 뇌졸중이나 원인 불명의 고혈압으로 내원한 젊은 환자들에게 에너지 드링크 섭취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드링크 섭취를 중단하면 관련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볼 때 이런 위험은 되돌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A씨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것이 제게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8년이 지난 지금도 왼손과 손가락, 발과 발가락에 감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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