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의 전쟁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미군이 20일(현지시간) 베제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1척을 추가로 나포했다.
지난 10일 미군이 제재 대상인 유조선 ‘스키퍼(The Skiper)’를 나포한지 열흘만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의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힌 이후 처음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값 인하를 발표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지난 10일 미군이 제재 대상인 유조선 ‘스키퍼(The Skiper)’를 나포한지 열흘만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의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힌 이후 처음이다.
━
“마약 테러 자금줄 ‘원유’ 계속 추적”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동트기 전 해안경비대는 전쟁부(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베네수엘라에 마지막으로 정박한 유조선을 나포했다”며 “이 지역에서 마약 테러에 자금줄인 제재 대상 원유의 불법적 이동을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설미디어(SNS)에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을 나포하는 작전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AFP=연합뉴스 |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안경비대가 주도한 이번 작전에 해군을 포함한 여러 연방 기관이 참여했고, 작전은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 이뤄졌다.
나포된 유조선은 파나마 국적의 ‘센츄리스(Centuries)’로 매 재무부가 공개적으로 관리하는 제재 대상 유조선 목록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NYT에 “해당 선박의 화물은 중국 정유공장으로 원유를 소송한 이력이 있는 중국 기반 무역업체 소유”라고 전했다.
━
“전쟁 가능성 배제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9일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다 정확한 입장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 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설미디어(SNS)에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을 나포하는 작전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약 그들이 어리석게도 항해를 계속한다면 (유조선이) 우리 항구 중 한 곳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유조선에 대한 추가 나포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나포 작전을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 직후 이뤄졌다.
동시에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마두로 대통령의 처제와 동서, 조카 및 그들의 가족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스콧 베센트 장관은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의 불량 마약 국가를 떠받치는 사람들을 제재했다”며 “베네수엘라가 치명적 마약을 유입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의 마두로 정권 축출이냐’는 질문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대신 “내가 원하는 것은 그(마두로 대통령)가 정확히 알고 있고,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전쟁까지 시사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베네수엘라는 “국제법 위반이자 원유 그 국부를 약탈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이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베네수엘라와의 전쟁 가능성을 시시한 것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군 미공개 지역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 미군 AH-64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가 미 중부사령부 관할 지역에서 진행 중인 '호크아이 스트라이크 작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주말 미국인 3명이 사망한 공격에 대한 "매우 강력한 보복"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표현한 작전으로 금요일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목표물 70여 곳을 타격했다. AFP=연합뉴스 |
━
IS에 대대적 공습…“전쟁 아닌 복수 선언”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19일 시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IS)를 표적으로 한 대대적 공습을 감행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3일 발생한 미군 대상 공격에 대한 직접 대응으로 ISIS(미군이 IS를 칭하는 명칭) 전투원, 인프라 및 무기 시설을 제거하기 위한 ‘호크아이 공습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시리아 공격으로 사망한 아이오와 주방위군 병사 2명과 통역관의 유해 송환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헤그세스 장관은 이어 “이는 전쟁의 시작이 아닌 복수 선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우리 국민을 지키기 우해 결코 주저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적들을 추적해 다수를 죽였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습은 지난 13일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정찰 중이던 미군과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피습으로 2명의 군인과 통역사 등 미국인 3명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다.
지난 18일 미공개 지역에서 촬영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군인들이 IS에 대한 보복 작전에 사용할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현재까지 어떠한 무장 단체도 미군 사망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 않는 가운데, 미 국방부와 정보 당국자들은 IS를 가장 유력한 배후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약속한대로 (미군 살해에) 책임이 있는 살인 테러범들에게 매우 심각한 보복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을 공격하거나 위협한다면 이전에 당한 그 어떤 타격보다 더 강한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적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