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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금리 인상發 ‘엔 캐리 쇼크’ 없었다…남은 뇌관은 ‘이것’ [투자360]

헤럴드경제 홍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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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금리 인상發 ‘엔 캐리 쇼크’ 없었다…남은 뇌관은 ‘이것’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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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금리 인상에도 동요 크게 없어
작년과 다르게 엔화 선물환 이미 순매수
마지막 남은 뇌관은…‘美둔화·日인플레’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지난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같은 사태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금리 인상을 예견한 시장이 이미 엔화 선물환을 순매수로 전환해 대비한 영향이 컸다.

다만, 아직 뇌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결합하는 상황이 닥치게 되면 달러/엔 환율이 급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서 재차 유동성 축소의 압력이 생겨날 개연성이 다소 있다.

엔 캐리 쇼크, 예상대로 없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04포인트(0.65%) 오른 4020.55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년 이내 최고치인 0.75%로 인상했지만, 일각에서 우려했던 급격한 엔화강세는 없었고 시장도 흔들리지 않았다. 금리 인상 결정이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한 영향이다.

엔/달러 환율은 19일 오전 155엔대였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사실이 알려진 이후 156.37엔까지 올랐으나 큰 폭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일어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흐름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인 8월 초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대폭락하고 엔화는 강세 흐름을 보이며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당시 뇌관으로 작용했던 것은 엔화 선물환이었다. 지난해 7월 2일 기준 해당 순매도 포지션은 2조3000억엔에 달했다.

즉, 당시 블랙먼데이는 직전까지 시장이 엔화 가치의 상승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터졌다. 깜짝 소식에 160엔대까지 올라섰던 달러/엔 환율은 140엔대까지 수직으로 낙하했다. 자연히 선물시장에서 순매도가 터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엔화를 빌려 사뒀던 자산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그런데 지금은 블랙먼데이의 첫 시작이었던 엔화 선물환 순포지션이 순매수 상태로 전환했다. 선물시장이 이미 엔화의 강세를 예견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급진적인 깜짝 인상을 하지 않는 이상 불이 붙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성우 D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엔화 강세 전망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며 “급격한 엔 캐리 자금 청산이 발생했던 2024년 8월 초 직전 투기 세력의 선물포지션은 엔화 약세로 심하게 쏠려 있었으나 현재는 중립에 가까운 엔화 매수 우위”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남은 뇌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본 내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예상보다 강도가 높은 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생겨나면 급속도로 엔 캐리 자금이 회수되면서 유동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박성우 애널리스트는 “엔 캐리 자금은 미국 경기 침체와 일본 인플레이션이 결합해 달러/엔 환율이 급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때 극단적 변동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더불어 위험자산 시장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엔 캐리 자금 청산이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9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보이고 있다. [연합]

19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보이고 있다. [연합]



다만, 그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우선 일본은행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이유가 현재로는 찾기 어렵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일본은행이) 추가로 1번 정도 더 올려서 상징적으로 1%대 금리를 기록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 경제와 정부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 부담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 부담이 결국 일본은행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강도 높은 추가 금리 인상은 3분기 부진을 계기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18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안과 대대적 감세 정책을 내놓은 현 일본 정부 정책 기조와도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정용택 연구원은 “지금 일본은행의 정책은 다카이치 정부의 확장 기조와는 손발이 맞지 않고 정부에 부담을 지우는 정책”이라면서 “높아진 금리만큼 정부 부담은 커지고 정책의 구축효과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행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엔화 약세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정부의 재정 확대가 지속된다면 지금의 엔화 약세가 바뀌기는 어렵다”며 “일본 정부가 정책을 바꿀 가능성보다는 일본은행이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출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급격한 경기 충격도 지금은 가능성이 큰 예측이 아니다. 박성우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 급랭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은 고용 약화에도 양호한 소비 성장과 우호적 기업 투자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미국의 경기 냉각은 글로벌 수요 약화로 일본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일본 내 자체 인플레이션 동력이 없는 한 미국 경기 악화 시 일본 인플레이션 강하게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