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합뉴스TV는 우리 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여러 혐오 현상의 배경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대 갈등도 그 중에 하나인데요. MZ, 영포티, 꼰대까지 SNS 등에서 널리 쓰이는 신조어에는 특정 세대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묻어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호칭을 듣게 된다면 어떨까요.
시민들의 생각을 김선홍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 한 공공기관 직원이 익명으로 올린 일명 '영포티 저격 게시글'입니다.
해당 지사에 근무하는 40대 남성 팀장은 1명뿐.
평소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업무 관련 글을 SNS에 올려왔다는 공무원 A씨는 느닷없는 지적에 근무지에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습니다.
<공무원 A씨>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불편해지더라고요. 젊은 직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너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표현 자체가 '나는 영포티가 아닐까' 자기검열이…"
'젊게 사는 40대'에서 세대를 비하하는 용도로 쓰이게 된 '영포티', 표현 하나에 세대 전체가 움츠러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수빈·정은혜 / 직장인> "내가 조심해야겠구나, 저런 말을 듣지 않도록 지탄받을 행동을 어린 사람들에게 하면 안 되겠구나…"
세대를 조롱하는 표현, 영포티가 처음은 아닙니다.
20대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자리잡은 MZ세대라는 표현도 어느 순간 'MZ스럽다'라는 멸칭으로 변질됐습니다.
표현이 자기 검열의 기준이 되어버린 상황, 청년들은 더이상 MZ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취업준비생 B씨> "예의가 없다던가 사회성이 부족하다던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고착화돼있는 느낌이 심해서 저는 MZ라고 불리고 싶진 않아요."
<김진서 / 대학생> "새로운 집단에 들어갈 때 저희를 규정하는 어떤 잣대를 두고서 보는 경향이…그러다 보니까 허들이 생긴 느낌, 그걸 내가 잘 해소해야겠다…"
60대 이상도 '꼰대' 소리를 들을까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습니다.
<어르신 C씨> "지킬 건 지켜야 욕을 안 먹는 거야. 그런데 그냥 앉아서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하면 젊은 사람들한테 본이 안되는 거지"
탑골공원에서 쉬고 있던 한 어르신께 '꼰대'로 불린다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장경영 / 경기 부천시> "자기들은 안 늙나. 금방 따라와."
세대간 갈등은 실생활보다는 주로 SNS를 통해 조용히 일상생활에 스며듭니다.
<이연희 / 대학생> "오프라인에서 이야기를 할 때 더욱 공손하게 표현해요,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근데 온라인에서는 익명이고 얼굴도 안 보이고 서로 할 말, 못 할 말 다 할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스포츠처럼 즐기는 것 같아요."
온라인을 중심으로 세대를 비하하는 표현이 퍼지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실생활에서 말과 행동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세대간 소통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선홍입니다.
[영상취재 신용희 장호진]
[영상편집 심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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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홍(redsu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