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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도 소용 없었다…10·15 대책후 집값 상승률 전국 1위 ‘분당’

매일경제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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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도 소용 없었다…10·15 대책후 집값 상승률 전국 1위 ‘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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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주간 5.8% 오르며 신고가 행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분당구를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비롯한 3중 규제 지역으로 묶었지만 분당 집값은 오히려 6%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부터 12월 셋째 주까지 9주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5.81% 올라 전국 구 단위 지역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2위이자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송파구(4.18%)보다도 1.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다.

*10월 셋째 주~12월 셋째 주 기준
*자료=한국부동산원

*10월 셋째 주~12월 셋째 주 기준 *자료=한국부동산원


실제 분당에서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분당 대장주 단지로 꼽히는 서현동 시범우성아파트 전용면적 75㎡는 지난 11일 19억원에 손바뀜되며 4월 기록한 직전 최고가(14억8000만원)를 대비 28.4% 높은 가격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단기간에 4억원 이상 가격이 뛰며,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과 10·15 대책 전후로 몰린 수요가 거래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교 대표 고급 주거단지인 백현동 판교알파리움1단지도 신고가 행진에 합류했다. 이 단지 전용 96㎡는 지난달 19일 23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정자동 ‘현대아이파크1단지’ 전용 80㎡도 지난 10월 17억3000만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적용되고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음에도 분당 상승세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판교를 중심으로 한 고소득 실수요층 △강남권 가격 상승의 전이 효과 △정자동·수내동 등 구축 단지의 재건축 기대감을 동시에 꼽는다.

분당은 판교 테크노밸리 일대 IT·플랫폼 기업 종사자나 전문직 종사자 등 젊은 고소득층이 많아 대출 한도를 줄여도 매수 여력이 크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강남 접근성이 높은 데다 학군지가 형성돼 있어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곳이다. 이에 더해 정자동과 수내동 등은 재건축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아파트 단지 전경. [이충우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아파트 단지 전경. [이충우 기자]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이미 완성된 도시인 분당은 빈 땅이 없어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아니면 신규 공급이 불가능한데, 이마저도 당장 물량을 늘리기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며 “공급은 안 되는데 각종 호재로 진입 대기 수요는 쌓이고 있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우상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향후 3년(2026~2028년) 동안 성남 분당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7년 예정된 더샵 분당티에르원 873가구가 전부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입주 예정 물량 21만3520가구의 0.41%에 불과하다.

더샵 분당티에르원은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최고 26억840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지난달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00.4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 고가 논란에도 신축 선호와 희소성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0·15 대책 이후 서울 인기지역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시장 참여자들이 점차 하향 매수 움직임을 보인다”며 “경기도는 규제지역이라도 가격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이 남아있고 서울을 대체할 양호한 정주 환경을 갖춰 풍선 효과나 키맞추기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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