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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 예측은 빗나갔지만 결과는 같았다” 조슈아, 제이크 폴 KO 격파… 유튜버 복싱의 민낯 드러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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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 예측은 빗나갔지만 결과는 같았다” 조슈아, 제이크 폴 KO 격파… 유튜버 복싱의 민낯 드러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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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예상대로였다. ‘유튜버 출신 복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흥행은 화려했지만, 링 위의 결말은 냉정했다.

앤서니 조슈아(36, 영국)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프로복싱 헤비급 3분 8라운드 경기에서 제이크 폴(28, 미국)을 상대로 6라운드 1분 31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쥔 조슈아는 통산 전적을 29승 4패(25KO)로 늘렸고, 폴은 12승 2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일찌감치 조슈아의 완승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실력과 체급, 경험에서 차이가 명확하다”며 일제히 조슈아의 승리를 점쳤다. 일부에서는 “20초 안에 끝날 수 있다”는 과감한 예측까지 나왔다.


폴은 예측보다는 버텼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5라운드에서만 두 차례 다운을 허용하며 균열이 뚜렷해졌고, 6라운드 조슈아의 강력한 오른손을 정통으로 맞은 뒤 그대로 링에 쓰러졌다. 카운트가 이어졌고,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경기 후 상황은 더 충격적이었다. 폴은 인터뷰에서 “턱뼈가 확실히 부러진 것 같다”고 말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공식 기자회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프로모션 측은 “폴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하며 “다만 스스로 차량을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체격, 파워, 기술, 링 IQ까지 모든 요소에서 조슈아가 앞섰다. 폴은 조슈아의 펀치를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텝을 밟았지만, 압박을 견디기엔 역부족이었다.

BBC 역시 “폴은 엄청난 약체였다”며 “조슈아의 주먹을 피해보려는 움직임만 보였을 뿐, 승부를 뒤집을 만한 장면은 없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럼에도 폴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부러진 턱을 치료하고 돌아오겠다”며 “내 체급에 맞는 선수들과 싸워 크루저급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6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슈아는 여유로웠다. 그는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었다”며 “목표는 폴이 꼼짝 못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예상보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결국 오른손으로 끝냈다”고 담담히 말했다.

흥행 규모는 압도적이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두 선수의 대전료 합산은 약 1억 4000만 파운드(약 2700억 원)에 달한다. 화제성은 충분했지만, 승부의 무게는 한쪽으로 기울었다.

결론은 명확했다. 쇼는 성사됐고, 결과는 실력대로 나왔다. 유튜버 복싱의 한계와 엘리트 복서의 차이가 이보다 분명할 수는 없었다. 링 위에서 조슈아는 다시 한 번 ‘헤비급 클래스’를 증명했다.


/mcadoo@osen.co.kr

[사진] SNS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