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씻어도 남는 김치통 냄새는 플라스틱 내부 미세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탄산소다와 햇볕을 활용한 과학적 탈취법을 소개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깨끗이 씻어도 김치통에서 사라지지 않는 쿰쿰한 냄새는 단순한 위생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플라스틱 내부 미세 구조에 냄새 분자가 깊숙이 박히는 화학적 현상으로, 일반 주방 세제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라스틱 용기는 겉보기와 달리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뚫린 다공성 재질이다. 김치를 장기간 보관하면 알데하이드와 황화물 같은 강력한 냄새 성분이 이 틈새로 침투해 고착된다. 주방 세제의 계면활성제 분자는 냄새 입자보다 크고 표면 장력도 강해, 좁은 구멍 속까지 도달하지 못한 채 표면 세척에 그치기 쉽다. 이 때문에 여러 번 씻어도 악취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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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전문가들은 물리적 마찰 대신 화학적 분해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과탄산소다 활용이다.
김치통에 과탄산소다 한 컵 분량을 따뜻한 물에 녹여 담가두면 된다. 이때 고무 패킹까지 완전히 분리하면 세척 효과는 더 커진다. 과탄산소다는 표면에 붙은 알데하이드 성분을 유기산으로 바꾸고, 이를 비누처럼 수용성으로 변화시켜 물과 함께 씻어낼 수 있다.
과탄산소다로도 남는 황화물 계열 냄새에는 자외선 건조가 도움이 된다. 세척을 마친 통을 햇볕이 닿는 곳에 3시간 이상 두면, 자외선이 냄새 분자의 결합 구조를 끊어 탈취를 돕는다. 이후 완전히 건조한 통에 신문지나 활성탄을 넣어 밀폐 보관하면 잔여 냄새를 흡착할 수 있다.
더욱 완벽한 탈취를 원한다면 마무리로 신문지와 활성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완전히 건조된 통에 신문지와 활성탄을 넣고 뚜껑을 닫아 1~2개월간 보관하면 냄새가 확연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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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설탕과 물을 1대3 비율로 섞어 통에 채운 뒤 하루 정도 방치하면, 설탕의 점성이 미세 구멍 속 악취 분자를 끌어내 흡착한다. 전문가들은 김치통 관리의 핵심은 반복 세척이 아니라 냄새 성분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제거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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