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일본 구단들과 경쟁에서 플렉센을 품에 안았고, 자연스럽게 이 선수의 활약에 큰 기대가 몰렸다. 다만 시즌 중반까지는 활약상이 아주 좋은 건 아니었다. 부상도 있었지만,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다. 성품이 나쁜 건 아닌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다소 급한 면이 있었다.
그 당시 플렉센을 어르고 달래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지도자가 바로 김원형 현 두산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 두산 투수코치로 재직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플렉센을 두고 구위 등 경기력 측면에서는 나무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느 하나에만 꽂혀 전체적인 흐름을 잘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감독은 “약간의 경주마 성향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런 플렉센을 설득하고, 또 대안을 제시한 김 감독 덕에 플렉센은 시즌 중반 이후 자신의 경기력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결국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입소문을 탔다. 그렇게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3년 계약을 하며 미국 복귀에 성공했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에 기여만 해도 성공적인 계약 수준이었다. 플렉센의 2021년 연봉은 170만 달러, 2022년은 305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플렉센은 3선발급 활약을 하며 시애틀에 대박을 안겼고, 1·2년 차 실적으로 3년 차 옵션 800만 달러의 자동 실행을 이끌어냈다. 플렉센은 시애틀에서 3년 동안 81경기(선발 57경기)에 나가 22승19패 평균자책점 4.13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시애틀은 플렉센으로 확실히 남는 장사를 했다.
그런 플렉센과 김 감독이 다시 만난다. 양자는 2020년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두산을 떠났다. 김 감독은 2021년 SSG 감독으로 영전했고, 2022년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었다. 2023년 시즌 뒤 구단을 떠나 2년간 일본 등 선진 야구를 직접 배운 김 감독은 2026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계약하며 팀 재건의 막중한 임무를 떠안았다.
사실 플렉센은 아직도 젊은 나이다. 두산에 왔을 때가 20대 중반이었기 때문이다. 내년이 만 32세다. 안정적인 선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 잘하면 다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플렉센 또한 한 번 더 도전의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두산의 부름에 응한 것으로 플이된다.
두산은 플렉센이 KBO리그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147경기(선발 100경기)에서 32승39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플렉센의 이름을 다 지우고, 그냥 경력만 봐도 대단한 투수가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아직 구위가 특별히 떨어진 기색도 없다. 구속은 유지 중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플렉센이 두산의 2026년 목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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