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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 지연 의도 없어…한국군 활동 반경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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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 지연 의도 없어…한국군 활동 반경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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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 가능성 시사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월 경기 평택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월 경기 평택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는 이 과정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19일 해외 군사 전문 온라인 매체 팟캐스트 '워 온 더 록스'에 출연해 "명시된 조건들을 준수하는 한 다시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야 할 상황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한 세미나에서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계획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자 지연 의도는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작전적 조건이든, 물자 기반 조건이든, 혹은 보호와 같은 단순한 요소이든 간에 이 모든 조건이 완전히 갖춰져 있는지 전환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을 요구 받을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 상관은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며 제가 가진 역량 중 무엇이 상관의 임무 수행을 도울 수 있는지 작전 영역 전반에 걸쳐서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말을 아꼈지만 일각에선 주한미군의 투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군 역할 확대도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은 동북아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리더"라며 "한국군이 한반도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도록 만드는 것, 대규모 훈련들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라고 밝혔다. 또한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선 "이 조약에는 어떠한 특정한 적도 명시돼 있지 않다"고 했다. 한미동맹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러시아의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무장지대(DMZ)에 대해선 "우리는 그 지역이 정치화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여당에서 유엔군사령부가 갖고 있는 군사분계선(MDL) 남측 비무장지대(DMZ)의 출입을 비군사적 목적에 한해 한국 정부가 승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전협정에 명시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정전협정이라는 법적 문서를 무력화하면서 일하는 방식을 변경하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