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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고 접은 기억' 기업들 돌아올까…풍력산업 키우려면[기후로운 경제생활]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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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고 접은 기억' 기업들 돌아올까…풍력산업 키우려면[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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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 발사 시도 중단…오늘 발사 못해
정부 육상-해상풍력 범정부TF 만들고 '대규모 보급' 예고
육상풍력, 2GW→2030년 6GW→2035년 12GW 확대 목표
해상풍력, 0.35GW→2030년부터 연 4GW 보급할 인프라 확충
발전단가 목표도 제시…육상 180→150원·해상 330→150원
터빈-상부구조물-날개-타워-하부구조물 등 산업 생태계 조성
기업 참여 관건인데 뜨뜻미지근한 반응, 왜?
2010년대 이명박 정부서 발표한 풍력 로드맵 중도에 좌초
정책 일관성·신뢰 회복 긴요한 상황…"시장성도 키워줘야"
홍종호 교수 "발전단가도 시장 수요-공급에 맡겨야"
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안녕하세요. 오늘도 두 가지 소식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소식은요. 손해 보고 접은 기업들 돌아올까? 풍력 확대 가속도. 12월 들어서 정부가 첫째 주에는 육상풍력 확대 전략 발표했고요. 둘째 주에는 해상풍력 확대 전략 연이어서 발표하면서 드라이브 걸고 있습니다. 정부 전략은 풍력을 처음부터 대규모로 시장을 열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발전 단가 빠르게 낮추고 그다음에 기업들도 녹색 산업으로 육성해서 수출도 할 수 있는 산업 경쟁력도 키워보겠다는 복안인데요. 그런데 기업들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것 같아서 왜 그런지도 알아봤습니다.

◆ 홍종호> 재생에너지 드라이브에 빠르게 걸고 있다, 이건 반가운 소식인데 왜 기업들은 시큰둥할까 궁금합니다.

◇ 최서윤> 네, 차차 소개를 해드릴게요. 먼저 12월 3일에 정부가 '육상풍력 범정부 보급 가속 전담 TF'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TF를 출범해서 첫 회의를 열고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 발표했습니다. 일단 지금 우리나라 육상풍력 현황을 보면요. 설비용량을 다 긁어모았을 때 누적 2GW에 불과해요. 어느 정도냐면 우리나라 국내 전체 발전 설비 규모의 1%가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근데 또 설비용량이랑 발전용량이 또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면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국토의 약 70%가 산악 지형이잖아요. 그리고 풍황도 좋고 고지대가 많아서 육 풍력을 하기 되게 좋은 환경이라고 해요. 그런데 기후 변화 대응도 급한 시기에 육상풍력이 적은 거는 아깝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 최서윤> 그러면 왜 육상풍력이 안 됐나 따져보면요. 일단 인허가가 복잡한 게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고 해요. 지금 발전허가 내준 사업, 200개 넘는 사업장에 10GW 규모가 있거든요.

◆ 홍종호> 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선진국 보면 다 육상풍력 하고 나서 해상풍력으로 가요. 왜냐하면 육상풍력이 훨씬 싸기 때문이죠. 정부가 지금까지 보면 육상풍력을 하겠다고 했다가 주민들이 '동네에 육상풍력 들어서는 거 싫다' 그러니까 또 겁먹고 안 하고 해서 여기까지 지지부진하게 온 거거든요. 그래도 정부에서 어쨌든 10GW 현재 육상 풍력의 5배로 가겠다고 하는 거니까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 최서윤> 정부 목표는 이것보다 높고요. 지금 현재까지 발전 허가 내준 것만 그렇죠.

◆ 홍종호> 네, 원래 100(GW, 2030년까지 정부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확충 목표)까지 가겠다는 거니까.

한국풍력산업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풍력산업협회 홈페이지 캡처



◇ 최서윤> 사업 규모가 이 정도인데, 지금 문제가 절반은 인허가를 못 받아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범한 화려한 TF에 기후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 산림청, 국방부, 환경연구원 등이 줄줄이 들어가 있습니다. 지자체 같은 경우에는 개발행위 허가랑 관련이 있고요. 기후부랑 환경연구원은 환경영향평가, 산림청은 산지 사용 규제 담당하잖아요. 그리고 중요한 게 한전도 TF에 참여합니다. 저도 이번에 취재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 전력 시장이랑 외국 전력시장 중에 다른 점 중에 하나가 민간 발전사업자가 들어가게 되면요. 전기 생산만 하는 게 아니라 전기 보내는 송·배전, 기존 전력망이 있잖아요. 그 전력망까지 집어넣어야 송배전을 통해서 소비자한테 가는 건데 거기까지 집어넣는 역할까지 전기 사업자가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 홍종호> 접속의 책임, 그러니까 송전망 또 배전 시설까지도 발전 사업자가 하게끔 돼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 최서윤> 예, 그런데 이 계통접속 자체가 워낙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속도를 내보자는 취지로 한전도 이번 TF에 합류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 홍종호> 예, 사실은 그래서 한전이 좀 더 촘촘하게 송배전망을 설치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주도적으로 해왔어야 된다는 지적을 상당히 오랫동안 해왔는데요. 또 한전은 또 한전 나름대로 주민 수용성이 안 된다, 다들 싫어하신다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결과가 지금 이렇게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심지어 전라남도는 당분간 접속 안 시켜주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 최서윤> 일각에서는 그럼 한전이 제대로 계통접속 확대를 못 할 것 같으면 일부 시장을 민간에라도 열어주라고 하는데 그거는 또 싫다고 하고.

◆ 홍종호> 네, 굉장히 앞으로 전력 시장 산업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와 관련돼서 굉장히 중요하고 참 민감한 이슈이긴 하죠. 일단 풍력발전소가 많이 들어선다고 하면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은 또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단지 조성에 건설사도 들어가고 발전기 각 부품, 날개(블레이드), 또 너셀(상부구조물), 타워, 하부구조물 모든 것들이 다 산업이에요.

◇ 최서윤> 네, 맞아요. 날개를 또 연결하는 구조물들이 다 촘촘하게 있죠. 근데 이 중에서 무엇보다 핵심 기자재는 터빈입니다. 바람을 돌렸을 때 바람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핵심 부품이에요. 정부가 하나하나 따져보니까 지금 말씀하신 전체 공급망을 국내에서 다 갖출 제조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급망 자체가 많이 위축이 돼 있는 거예요. 예전에 2010년에 정부에서 풍력을 키워보겠다 해서 로드맵 발표하고 했을 때 터빈에 뛰어든 기업이 10개가 있었어요. 쭉 읊어 보면 유니슨, 두산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해서 중공업 기업들 다 들어갔다고 보시면 되고. 한진중공업, STX, 대우조선해양, 현대로템, DMS 10개가 있었는데. 지금은요, 육상풍력 (터빈) 시장에는 유니슨 하나만 남아 있습니다.

◆ 홍종호>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최서윤> 예, 결국 정부가 로드맵만 발표하는 게 아니라요. 시장을 충분히 키워줘야 기업들도 돌아올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2030년까지 정부가 현재의 3배, 2035년에는 또 그 2배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서 발전 단가도 떨어뜨려 보고 기업들도 돌아오게 하겠다는 거죠.

◆ 홍종호> 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된 셈입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 때 해상풍력, 육상풍력 키우겠다라고 해서 녹색성장 기치를 내걸었는데 실제로 정부 정책은 그 방향으로 안 간 거죠. 그러다 보니 초기 투자를 했던 기업들이 손해 보고 빠져나오는데, 그 뒤로는 재생에너지 풍력 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이 늘 오락가락 하다 보니까 기업들이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되느냐, 길게 보고 투자 못하겠다는 식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여 있다고 저는 판단이 돼요.

◇ 최서윤> 맞아요. 들리는 얘기로는 이들 기업, 당시에 그 풍력 늘리는 투자 의사 결정했던 임원들 전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얘기들도 전해지잖아요.


◆ 홍종호> 참 안타깝습니다. 해상풍력 얘기도 해 주세요.

◇ 최서윤> 네, 해상풍력 설비 용량은요. 지금 육상풍력보다 훨씬 더 적어요. 0.35GW 정도 됩니다. 근데 기후로운 경제생활에서도 다룬 바가 있어요. 바람소득이라고 해서 주민이 직접 발전 사업에 참여하면 주고 이익 공유형 모델로 개발해서 주민 수용성 문제 개선할 수 있는 제도 설계해 주고 하면 더 속도 붙을 거라고 보는 게 지금 시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해상풍력도 범정부 해상풍력 보급 가속 TF' 똑같이 결성이 됐어요. 그래서 12월 10일에 해상풍력 인프라 확충 및 보급 계획이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지금 목표하는 해상풍력 보급 규모가 2035년까지 25GW 이상이에요.

10년 내에 거의 8배, 9배 키우는 걸로 돼 있는데 이게 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작년에 만든 전기본에 따라서 확정된 양이라서 내년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짜면서 좀 더 늘어날 여지도 있어요. 네, 근데 참 총평을 보면 육 풍력보다 해상풍력 목표가 더 야심차다고 할 수 있어요. 설비용량 늘리는 것도 늘리는 건데, 자 육상풍력 같은 경우에는 지금 발전 단가가 kWh당 한 180원 정도 되는 거를 5년 안에 150원 밑으로 내린다, 이게 정부 목표거든요. 그런데 지금 해상풍력 발전 단가도 목표 단가는 똑같이 150원까지 내리는 게 맞는데요. 현재 발전 단가가 330원이 훌쩍 넘습니다. 공공에서 집계하기로는 330원, 민간에서 집계하기로는 380원이라고 해요. 절반 이상 낮추는 거기 때문에 육상풍력보다 훨씬 더 목표가 야심차다고 보면 됩니다.

◆ 홍종호> 전문가로서 저의 생각은 가격 목표까지 정부가 제시할 건 아니다, 결국 가격이라는 건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에 오히려 정부는 정책의 뒷받침을 잘 해주면 시장 안에서 열심히 육상풍력, 해상풍력하는 기업들이 자신의 단가를 계속 낮춰가고자 하는 경쟁을 통해서 결과물이긴 한데요. 그래도 목표를 제시한 것이 의지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죠. 그렇지만 이미 해외는 육상풍력은 kWh당 45원, 50원이에요.

◇ 최서윤> 우리나라 태양광보다 더 싼데요.

◆ 홍종호> 네, 그리고 중국 같으면 해상풍력도 57원까지 왔기 때문에 우리 목표가 우리 현실로서는 야심차다고 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현 주소예요. 그래서 계속해서 노력하고, 특히 시장에서 기업들이 마음껏 경쟁을 통해서 실력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거기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생각을 하죠.

◇ 최서윤> 맞습니다. 지금 전남 목포에다가 그래서 정부가 해상풍력 설치 항만을 조성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설치 선박을 4척 이상 확보한다고 했는데 2030년까지 조성해요. 그러면 그 뒤부터 연간 4GW씩 계속 해상풍력을 확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상 해상풍력 보급에 가속도를 붙이는 전략이다, 이렇게 풀이가 되고 있습니다.

◆ 홍종호> 네, 이런 배후 단지 굉장히 중요하고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해상풍력 강국들은 배후 단지 잘 만들고 심지어 유지관리, 보수를 위한 배후단지도 만들고 시장이 굉장히 크거든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거죠.

◇ 최서윤> 글로벌 시장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점도 고려를 해야 돼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하셨듯 해외 많은 나라들은 육상풍력을 일단 먼저 했고 그 다음에 해상풍력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는데, 글로벌 풍력 시장 중심 자체가 이미 육상에서 해상으로 넘어가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육상이 저조했기 때문에 이걸 건너뛰고 해상으로도 넘어가면서 육상도 같이 해야 되는 (상황인 거죠).

◆ 홍종호> 육상도 같이 해야 되고.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 최서윤> 그런 과제가 있기 때문에 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되는 필요가 굉장히 큽니다. 지금 해상풍력 같은 경우에도 국내 기업 터빈 개발 수준을 보면요. 기업으로는 지금 유니슨이랑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상풍력 터빈 시장에 남아 있는데, 우리나라는 10MW급을 개발 중인 단계인데 유럽이 지금 선진인데, 유럽 선진 주요 기업은 15MW, 중국은 18MW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풍력 터빈 규모가 크기인데 터빈 규모가 커야 발전 효율이 높아집니다. 그만큼 한 번에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걸 키워야 돼요. 근데 국내 풍력 시장이 그동안 위축돼 있다 보니까 우리나라 기업이 크게 뒤처지고 있는 거죠. 근데 정부가 이걸 한 방에 넘어서기 위해서 20MW급 국산 터빈 기술 개발 실증을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한 번에 두세 계단을 올라가는 거예요.

◇ 최서윤> 그리고 20MW급의 터빈에 투자하면 좋은 이유가 들어보니까, 그렇다고 터빈을 계속 키우기만 하면 나중에는 설치 비용 같은 것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대요. 그래서 한 20MW나 그 중반, 26MW 정도까지가 할 수 있는 아마 최대치일 거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가장 선진 기술을 몇 계단 뛰어넘어서 따라잡겠다고 보시면 됩니다.

◆ 홍종호> 우리나라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 들어가는 블레이드, 그러니까 날개죠. 직경이 한 120m, 130m 정도 돼요. 근데 이미 유럽이나 중국은 250m, 300미터 가까이 만들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빨리 쫓아갈 길이 멀다, 한마디로 제가 요약 드리고 싶어요.

◇ 최서윤> 벼락치기 하고 있는 거죠. 그것뿐만 아니라 또 먼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바다 멀리 연안보다 멀리 나가면 풍량이 훨씬 많고 풍질이 좋잖아요. 그래서 먼 바다에서 할 수 있는 해상풍력이 또 뜨고 있는데, 부유식 실증시설. (먼 바다에) 띄워서 하는 거라서 여기도 초대형으로 100MW급 부유식 실증 시설을 구축해서 핵심기술 연구개발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홍종호> 기업들로서는 정책 불확실성만 없고 일관성만 있다면 반길 일이에요.

◇ 최서윤> 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정책의 일관성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기업들이 아직은 반신반의하는 것 같아요. 말씀드린 것처럼 핵심장비인 터빈 시장 보면 지금 남아 있는 기업이 거의 없는 거잖아요. 사실 10개 기업이 뛰어들었는데 지금 육상풍력에 유니슨 하나, 해상풍력에 두산에너빌리티랑 유니슨 2개만 남아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입니다. 그래서 옛날에 중공업자 붙는 대기업이 다 들어갔던 그 시장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요. 정부가 정책을 접어버리면 국내 시장이 계속 너무 작고 그러면 해외로만 나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해외로 나갈 때는 금융비용 같은 게 들기 때문에 선뜻 국내 시장이 작으면 선뜻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해요. 그래서 정부 정책의 일관성은 되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예전에 참여했던 기업들 중에 큰 현대중공업이랑 삼성중공업에 이번 로드맵 발표된 것 관련해서 현황을 물어봤더니,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10년 전 그때 "터빈뿐만 아니라 원래 블레이드 개발까지 다 하려고 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사업을 접었고, "현재로서는 풍력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고요. HD 현대중공업도 "터빈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두 업체 모두 해상풍력 분야에서 먼 바다 부유식 실증시설 설치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게 부유체, 플로트(float)라고 해서 발전기를 띄우는 부유체 개발이 되게 중요한데, 이 부유체 개발은 지금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홍종호> 이런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제발 정부가 시장에서의 기업들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주는 게 기업들의 중장기적인 투자 의사 결정의 핵심이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맞아요. 중요한 교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최서윤> 그래도 고무적인 건 과거에 풍력 터빈 적극 개발했던 기업으로 효성중공업이 있어요. 효성은 과거에 육상 풍력 터빈 2MW 상용화 완료하고 해상 풍력 터빈도 5.5MW 개발을 완료한 이력이 있죠. 그 뒤로 풍력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를 더 늘리지는 않았는데 풍력사업 팀이나 시설은 그대로 유지를 해 온 걸로 전해집니다. 최근 들어서 다시 풍력 사업이 커질 기미가 보이니까 돌아올 준비를 하는 걸로 관측됩니다. 세계 해상풍력 시장 2위 기업인 중국 상해전기랑 조인트벤처로 국내 공장 설립해서 터빈 생산하고 조립하고 유지 보수하는 사업 구상인 걸로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터빈 외에도 풍력발전기 공급망 부분에서 되게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 되게 많습니다. 하부구조물에서는 SK 오션 플랜트, GS엔텍, 성동조선이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이 높고요.

◇ 최서윤> 타워 부문은 CS 윈드가 세계 1위입니다.

◆ 홍종호> 네, 압도적이죠.

◇ 최서윤> 예, 그리고 동국 S&C도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이 높다고 해요. 그리고 과거 조선 빅3 중에 한 곳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이 지금 해상풍력 설치선 건조, 하부구조물 사업 2개 하고 있는데, 앞으로 터빈과 블레이드 제조 시장도 진출해보겠다고 밝혀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풍력 시장 확대되면 케이블 시장도 커지고, 그래서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인 디벨로퍼, 그다음에 설치-시공하는 분야에서 건설사들도 들어갈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사업 기회가 되게 큽니다. 그리고 아까 민간 발전 사업자 얘기를 드렸는데 GS풍력이 육상 풍력 사업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SK이노베이션E&S가 전남 해상풍력 1단지를 12월 11일에 준공해서 국내 첫 민간 주도 해상풍력 사업자가 됐습니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해상풍력 장기 입찰 로드맵, 원래 중요한 게 입찰이 나와야 되잖아요.

◇ 최서윤> 그래서 내년 상반기 해상풍력 장기 입찰 로드맵 발표하고요, 육상 풍력도 장기 입찰 로드맵을 발표합니다. 이렇게 실제로 시장이 열리는 걸 보여줘야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만큼 제대로 열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끝으로 제가 이번 내용 취재하면서 업계 관계자 되게 여러 분의 의견을 두루 듣다가 정말 중요한 점 사업 확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점이 뭔지 들었더니 바로 '시장성을 키워줘야 한다'는 말이 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정부가 부지 선정도 하고 인허가 절차도 지원해서 시장을 충분히 열어주는 것도 중요한데, 기업이라는 게 원래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주체잖아요. 돈이 되는 시장을 만들어주는 게 시장성을 키워주는 겁니다. 그러려면 서두에서 언급했던 전력시장 개편 같이 가져가야 한다는 점 중요하겠습니다.

◆ 홍종호> 아주 중요한 부분 취재 잘 하셨고요. 저도 늘 오랫동안 지적해 왔던 바예요. 너무 시장이 작으니까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서 돈 버는 거예요. 풍력 시장에서 국내에서 돈 벌 수 있는 길이 많이 있는데. 이런 걸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일 중요한 핵심적인 맥을 뚫어주는 정책을 과감하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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